공주 공산성 만하루 / 문화재청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전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산사태, 지하차도 침수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주요 문화유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보고된 피해만 무려 34건에 달한다.
문화재청
지난 16일 문화재청은 지난달 23일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이날 오후 5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총 34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보물 1건, 사적 19건, 천연기념물·국가민속문화재 각 5건, 명승 3건, 등록문화재 1건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경북 8건, 충남 7건, 전남 6건, 전북 4건, 강원 3건, 충북 2건, 서울·경기·부산·광주 각 1건으로 확인됐다.
창덕궁 화계담장 / 문화재청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백세역사유적지구(충남 공주시·부여군, 전북 익산시)의 피해가 컸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이자 사적인 공주 공산성에서는 누각 만하루가 기와지붕만 남긴 채 침수됐다.
다른 누각인 공산정 부근 성벽 일부가 유실됐으며, 서쪽에 위치한 문루인 금서루 하단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백제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 모여있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는 일부 지역 토사가 유실됐으며, 공주 수초니 고분군에서는 일부 경사진 면이 무너져 내렸다.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 왕릉급 무덤이 모여있는 부여 왕릉원은 고분군 중 2호 무덤 일부가 유실됐다.
전남 영광의 보물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 / 문화재청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국가민속문화재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 가옥 4채의 담장이 파손됐고, 문경새재의 배수로 일부도 유실됐다.
전남 영광군에서는 신천리 삼층석탑 석축이 약 10m 무너졌다.
이 신천리 삼측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3층 석탑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다.
문화재청은 "전국에서 천연기념물과 명승 일부의 석축이 붕괴되고, 나무가 넘어지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적에서는 석축이 붕괴되고 사찰 내 담장이 무너졌으며, 토사 유실, 침수 등이 파악됐다"라면서 "복구 현황을 확인하면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속하게 조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 보수 신청 접수 및 적극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