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한국 레즈비언 부부, 벨기에 정자 받아 임신...9월 출산한다

인사이트KBS '다큐인사이드'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책 '언니, 저랑 결혼할래요?'의 저자 김규진 씨 부부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30일 한겨레는 김규진 씨와 그의 아내 김세연 씨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4년 전 이들은 레즈비언 부부로 결혼식을 올리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부부는 지난 2019년 5월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마쳤으며, 그해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했다.


그리고 현재 약 2달 후 출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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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 씨는 "원래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다. 이성애자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좋은 부모 되는 게 쉽지 않다"라며 "프랑스에서 만난 여성 상사에게 '난 와이프가 있다'고 말했더니 '그렇구나. 근데 애는 낳을 거지?'라고 묻더라. 제가 레즈비언이란 것에 놀라지 않았다는 점과 동성 커플에게 출산을 추천한다는 점에서 놀랐다"라며 아이를 가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불행은 내 대에서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선택한 가정에서 행복을 느꼈다. 제가 행복하니까 자녀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언니가 나보다 더 좋은 엄마가 돼 줄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당초 프랑스에서 인공수정 할 예정이었지만 정자가 없었고, 한국에서의 시술은 쉽지 않았다.


부부는 벨기에 난임센터에서 시술을 받기로 했고,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해 임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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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출산 후 평범하게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몸조리를 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한국에선 법적 부부가 아니라 부부나 부모로서 법의 보호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법적으로 세연 씨는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


이같은 여러 이유로 부부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유예기간을 가지고, 이후 아이가 아빠가 없단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등의 일이 생길 경우 이민까지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규진 씨는 "여전히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 희망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세연 씨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당신이 도와주면 되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분들이 도와주면 더 좋은 사회가 빨리 올 수 있을 거다"라고 희망을 가져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