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부산의 유명 조직폭력배의 현직 두목이 부산역 인근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부산 중구의 한 호텔에서 신20세기파 현직 두목 A씨의 결혼식이 열릴 예정이다.
결혼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조폭들이 모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등 긴장한 상황이다.
경찰은 "A씨로부터 '하객이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전국적으로 열차를 타고 오는 하객들이 많아 부산역 인근 호텔에 예식장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 '친구'
이어 "부산경찰청과 함께 만일의 사태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인력을 배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 부산 중구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으로 조직돼 칠성파와 함께 부산 양대 조직으로 꼽힌다.
신20세기파는 칠성파와 30년 이상 경쟁하며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조직의 갈등은 영화 '친구'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신20세기파는 극 중 장동건이 속했던 조직이다.
지난 2021년 5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집단 난투극 / 부산경찰청
신20세기파와 칠성파는 지난 2021년에도 부산의 한 장례식장과 서면 한복판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70여 명이 무더기로 검거된 바 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들이 집결할 경우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폭력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 진구의 한 호텔에서 칠성파 전 두목 팔순 잔치가 열려 수십 명의 사복 경찰관이 투입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위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주최 측에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잔치에선 여럿이 도열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깍두기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