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초등학교 받아쓰기·일기 쓰기, '아동 학대'란 학부모 민원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우리 애 받아쓰기, 일기 쓰기 시키지 마세요"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받아쓰기, 일기 쓰기도 아동학대라고 없어지는 추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해당 글은 35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감자'가 됐다.


글에는 한 트위터리안 A씨의 주장이 담겨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이 받아쓰기와 일기 쓰기'를 하지 않는 추세라는 내용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요즘 어린애들 맞춤법 상상초월로 못하는 이유. 받아쓰기, 경필 쓰기 (누군가가) 아동학대로 신고함. 1~2학년들 알림장이랑 일기 쓰는 거 아동학대로 신고함. (그래서) 담임들 다 안 하고 알림장은 인쇄해 주거나 학급 홈페이지나 단톡방에 올려버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기는 사생활 침해라고 요즘은 거의 안 쓴다"라며 "대부분 주제 글쓰기나 상상 글쓰기 같은 걸 한다. 그리고 일기는 나중에 애가 일기에 힘들다고 했는데 교사가 무시했단 증거로 쓰이기도 해 안 쓰는 게 제일 좋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학부모가 칭찬 스티커나 받아쓰기 같은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대해서도 아이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고 주장한 사례가 있다.


교사들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아동 학대 신고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제는 이런 민원으로 인해 교육을 받아야 할 아이들까지 함께 '방치'된다는 점이다. 받아쓰기나 일기 쓰기와 같은 활동을 하지 않은 학생들 중 일부는 맞춤법 사용이나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교사들이 경험하는 허탈감도 문제인데, 최근 5년간 교권 침해를 경험한 선생님의 비율은 70%를 넘어섰다.


지난 5년 사이 전국 국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는 4만 7,936명의 교사가 퇴직하기도 하는 등, 무분별한 학부모 민원 수렴이 교사 이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