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야근하는 직원들 위해서 '야간 어린이집' 만든 대기업

인사이트HD현대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저출산 극복을 위해 기업에서 저출산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HD현대에서 직원들의 위해 만든 어린이집 '드림보트'(Dream Boat)가 주목받았다. 


지난 13일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저출산·고령화 위기 극복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업의 흥망은 인재 유치에 달려 있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인재 유치의 핵심 전략이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지난 3월 9일 분당사옥 GRC에 사내 어린이집 '드림 보트'를 열었다.


드림보트는 최대 정원 300명인 사내 어린이집으로 2개 층에 걸쳐 14개의 보육실과 6개의 놀이공간으로 구성됐다.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자녀를 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유아교육 전문교사와 간호교사, 영양사, 조리사 등 총 50명의 교직원이 상시 근무하며 임직원들의 아이들을 돌본다.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유연근무제를 채택하거나 귀가가 늦어진 경우에도 상황에 맞춰 등·하원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어린이집 내부는 친환경 재료를 마감재와 가구에 사용하는 등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꾸몄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호응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에 따르면 원아 모집 전체 경쟁률은 1.6대 1, 만 0세 반은 2.0대 1에 달했다고 한다. 


인사이트정기선 HD현대 사장 / 뉴스1


출산하고 나서도 여성들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고, 맞벌이하는 부부 또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사장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육아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들어서 개인적으로 참 뿌듯하다"며 "HD현대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장 좋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출산을 위한 대책으로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육아를 위해서는 야근을 줄이고 퇴근을 빨리하게 해야 한다는 것. 부모의 스케줄에 아이들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20년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에서 발간한 학회지 사회복지정책에 실린 '주 52시간 근무제가 기혼남녀의 출산 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근무시간은 출산율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52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경우가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는 것보다 출산 의도가 약 2.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또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주최로 열린 행사 인터뷰에서 한국의 가부장적인 사회 문화, 과도한 업무 강도 등이 맞물려 서구보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가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근무시간 단축을 통한 업무 부담 개선, 고용 안정화, 직장의 육아지원 확대 등 기업이 선호하지 않을 만한 방법에 저출산 해법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