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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250억 들여 미국처럼 '큰바위 얼굴' 만든다는 울산시...거론되는 뜻밖 인물 3명

울산시가 시비 250억원을 들여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을 조각한 것으로 유명한 큰바위얼굴처럼 대형 흉상 제작을 추진 중이다.

인사이트울산시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울산시가 시비 250억원을 들여 대형 흉상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을 조각한 것으로 유명한 러시모어산 국립공원의 '큰바위얼굴' 조각을 연상시킨다. 


거론되는 인물은 '울산을 빛낸 위대한 기업인'으로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SK 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250억원을 들여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지에 최소 2명 이상의 기업인을 대형 흉상으로 건립하는 '울산을 빛낸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20m 높이 기단에 30~40m 크기로 흉상이 제작돼 높이는 최대 60m에 달한다. 시는 울산을 방문한 외지인이나 울산 시민들이 한 번씩 구경하게 되는 '관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미국의 러시모어산 국립공원 / gettyimagesBank


시는 부지 매입에 50억, 흉상 설계·제작·설치에 200억원 등 총 25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전체 사업비를 자체 예산인 시비로 확보하기로 하고, 사업비 전액을 반영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울산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추경 예산안은 의회 심의를 거쳐 6월 중 확정된다. 


다만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금 200억원을 들여 대기업 창업주 얼굴 조각상을 만드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인사이트이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 / 뉴스1


울산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번쩍이는 금빛 흉상을 울산 관문에 전시하는 것은 기업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이익단체에서마저도 어리둥절해할 만한 일차원적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벌총수의 거대흉상 조성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뿐만 아니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기업인을 우상화할 우려가 있다', '특정 인물을 강조하는 흉상 자체가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요금이 폭등하고 물가가 급증하는 시기에 이런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인사이트김두겸 울산시장 / 뉴스1


이어 "이번 추경 예산 전체 금액의 88% 차지하는 흉상 건립이 시급한 사업인가"라고 꼬집었다. 


비판이 제기되자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울산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공업도시면서 현재 특·광역시 중에 대기 환경이 가장 좋은 친환경 도시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시장은 "오늘날 이런 영광의 시작은 기업에서 시작됐고, 그 창업주들의 업적을 기리고자 흉상 설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사업의 배경에는 기업들이 울산에서 계속 기업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재투자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며 "부족한 인재, 높은 땅값 등으로 수도권 투자나 이전을 고려 중인 기업이 적지 않은데, 흉상 설치 사업은 그런 결정을 재고하도록 하고 울산 재투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