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대마초 보고 공익신고 했더니 경찰이 소환조사하고 '뽕쟁이' 의심했습니다"

인사이트디시인사이드 식물갤러리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언제나처럼 집 앞 화단 옆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청년의 눈에 못 보던 꽃+풀이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느낀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거 뭔 풀이냐"라는 글을 올렸고, 누리꾼들에게서 "대마초 맞네"라는 답을 들었다.


이에 즉각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식물갤러리에 한 꽃+풀 사진을 찍어 올린 뒤 경찰에 신고했다는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새벽에 신고했고, 즉각 경찰이 출동해 수거해 갔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해당 꽃+풀이 대마초임을 확인했고, A씨에게 다음 주 중 추가조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디시인사이드 식물갤러리


A씨는 다음 주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조사는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다. 바로 당일 이뤄진 것이다.


그는 조사를 받으면서 굉장히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집에서 가는 시간만 50분 걸리는 거리를 '내 돈' 내고 가야 했고, 무려 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대마인 거 어떻게 알았냐", "챙긴 거 있으면 지금 얘기해라. 나중에 걸리지 말고", "언제부터 있었냐", "누가 대마 심었는지 아냐" 등의 질문을 퍼부었다.


형사들끼리 A씨 뒤에서 "(쟤) 뽕쟁이냐"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사이트디시인사이드 식물갤러리


공익 신고자가 대마초를 몰래 챙겼을 거라고 압박한 것도 모자라 '뽕쟁이' 취급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유 없이 범인 취급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A씨는 크게 분노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시민들도 덩달아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마약 사건이 심각해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시민이 공익 제보를 했는데 사람을 범인 취급하는 것은 경찰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민은 "최근 경찰이 본분을 망각하는 행태가 잦은데, 경찰 내부적으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