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독수리와 충돌한 1300억짜리 전투기 F-35A...수리비 견적 보고 국방부 비상 걸렸다

인사이트F-35A / 뉴스1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지난해 1월 비행 중 독수리와 충돌해 기체 이상으로 활주로에 비상 착륙한 공군 F-35A 전투기의 손상이 심각해 폐기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2일 공군은 "조류 충돌과 동체 착륙, 화재 등으로 엔진 및 기체, 기골 등 다수 부위가 손상됐다"고 전했다.


당시 청주기지를 이륙한 F-35A는 사격장 진입을 위해 고도 330m를 비행하던 중 독수리와 충돌했다. 


독수리가 기체 격벽을 뚫고 부장적재실 내부까지 들어갔고, 좌측 공기 흡입구로 빨려 들어가면서 랜딩기어 작동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 배선, 바퀴 등이 파손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종사는 이착륙 때 제동 역할을 하는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해 해안선을 따라 공군 서산기지로 접근해 활주로에 동체착륙 했다.


동체착륙은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어 착륙하는 방식으로 비상착륙시에 사용되며 '배꼽 착륙'이라고 불린다. 


이때 마찰열에 의한 화재 발생에 대비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 하며 고도로 숙련된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사고 당시 공군은 기체 손상이 미미하다고 발표했는데, 사고 전투기는 현재까지 서산기지 격납고에 보관된 채 어떤 수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사이트F-35A / 뉴스1


이에 공군은 현재 F-35A 제작사인 미국 정부 사업단 록히드마틴과 수리 복구 문제를 놓고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수리와 충돌 등 제조사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고였던 만큼 우리 군이 수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전투기 수리 비용이 약 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는 2019년 국내 인도된 F-35A 가격인 1억달러(한화 약 1천 3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수리 후 잔존 수명을 따졌을 때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다.


공군은 이 전투기를 아예 폐기하거나 교육 보조재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수리 복구 여부가 결정된 뒤 항공기 활용 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