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 / 한국원자력연구원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원전 내 저장탱크 속 오염수 1리터를 당장 컵에 따라 마실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방사선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웨이드 앨리슨(Wade Allison, 82)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오염수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원자력학회는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저선량 방사선 영향과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공포가 집어삼킨 과학'이라는 주제로 앨리슨 교수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앨리슨 교수는 40년 이상 방사선과 핵물리학 분야를 연구해온 세계적 권위자다.
그는 2009년 발표한 저서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 등에서 방사선과 원자력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해왔다.
26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핵 진흥 정책과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규탄하고 있다. / 뉴스1
앨리슨 교수는 "만약 그런 물을 1ℓ마신다고 해도 계산하면 방사능 수치가 자연적 수치 대비 80% 추가로 오르는 것뿐"이라면서 "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체 내에도 칼륨40 등 방사선원이 배출하는 방사선량이 kg당 60~100베크렐(㏃) 수준인데, 오염수 내 삼중수소가 미치는 영향 역시 이 정도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앨리슨 교수는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식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양 방류가 가장 쉽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일본 정부가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안전 조치를 하는데, 이미 안전한 걸 더 안전하다고 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안전하지 않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 ABC News
그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배출하는 저선량 방사선에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때 영향에 대한 연구가 없어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삼중수소도 수소의 한 형태라 물과 함께 씻겨나가기 때문에 몸 안에 머무르는 시간은 12~14일 수준"이라면서 체내 축적되지 않아 먹이사슬을 통한 영향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앨리슨 교수는 "이미 인체가 우주방사선 등 저선량 방사선에 항상 노출되어 왔고 이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한·일 협의에 따라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시찰단을 보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삼중수소를 제외하고 다른 방사선원이 제대로 걸러지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뉴스1
앨리슨 교수는 또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용을 신뢰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질문을 통해 정보를 얻어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치보다는 생명과 과학의 문제다. 인류가 지난 지난 1950년대 원자력에 대한 불신, 감시가 극에 달했던 시기를 딛고 수십 년간 안전 수준을 높이고, 방사선 위험관리를 해온 만큼 이제는 막연하게 공포감을 느끼기보다는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은 오는 23일 전후로 나흘간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