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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1256마리 굶겨죽인 남성 '징역 3년'...동물학대 첫 법정최고형 선고

개 등 반려동물 1천여마리를 굶겨 죽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남성이 동물학대 범죄 관련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경기도 양평 자택에서 1천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을 굶겨 죽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동물학대 범죄 관련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 박종현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6)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동물보호법 제10조 및 제97조(벌칙)에 따르면,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않아 동물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앞서 지난 3월 5일 경기도 양평의 한 주택에서 1천여마리의 개, 고양이 등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개번식업자 등에게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처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데려온 뒤 밥을 주지 않아 굶어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 주택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는 무려 1천256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조사에서 "처리비로 마리당 1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번식 농장에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수거해 사료와 물을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학대 내용과 그 정도, 개체수, 피해 동물의 고통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2014년 파산 선고를 받는 등 경제적으로 어렵고, 고물 처리만으로 생계가 어려운 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엄벌은 불가피하다"며 "피고인을 법정 최고형에 처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동물권단체 회원 10여명과 함께 재판을 방청한 김영환 케어 대표는 "동물 학대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3년으로, 학대의 심각성에 비해 그 수위가 낮다"면서도 "오늘 최고형 선고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선고 사례가 늘어나야 법정형도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