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2천원 탕수육 5천원에 파는 중국음식점..."12년 전 가격 그대로"
울산 동구에 자리한 한 중국음식점 사장님이 짜장면과 짬뽕 등을 12년 전 가격으로 팔고 있다.
북경반점 짬뽕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짜장면이 2천원? 건물주세요?"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이 가격이 정말 싸고, 퀄리티가 훌륭할 때 우리는 "혜자다" 혹은 "가성비가 좋다"라고 말한다.
이런 수준을 뛰어넘어 살짝 터무니없이 가격이 싸고, 그에 비해 퀄리티가 너무도 우수할 때 우리는 일종의 밈(meme)처럼 사장님이 건물주라고 넘겨짚는다.
그런데 울산에는 이렇게 넘겨짚을 필요도 없는 짜장면 집이 있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북경반점 탕수육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1일 한국일보는 울산 동구 화정동에 자리한 한 중화요리 식당의 메뉴 가격 상황을 정리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곳에서 짜장면 가격은 무려 2천원이었다. 1만 2천원이 아닌, 천원짜리 두 장을 내면 먹을 수 있는 가격 2천원이었다. 짬뽕은 3천원 1인 탕수육은 5천원이었다.
대식가가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모두 주문해 먹어도 단돈 1만원이면 되는 수준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당연시되는 초고물가 시대와 완전히 역행하는 가격이다.
해당 가격은 12년 전에 책정됐던 가격이었다. 12년 동안 500원도 오르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북경반점'의 사장님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인근 대학교 학생, 노인, 택배기사가 주요 고객이다. 고객의 80%는 가장 저렴한 짜장면이나 짬뽕을 주문한다"라며 "90세가 넘은 어르신도 매일같이 여기서 한 끼를 해결하신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분들을 위해 처음부터 싸게 팔려고 개업한 가게"라고 말했다.
사장님은 모두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고춧가루도 중국산이 아닌, 경북 의성에서 직접 가져온다.
이렇게 팔면 남는 게 있을까 싶지만, 일정 정도 매출이 나오면 적자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의문이 든다. 요즘처럼 임대료가 비싼 시대에, 진짜 흑자가 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의문은 이 두 마디로 해소가 된다.
구글지도
"제 건물이라 임대료가 없어요. 저하고 아내가 둘이 일하니 주방장·주방보조 월급이 안 나가요"
두 부부는 한 달에 딱 하루만 쉰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일한다. 해외여행도 한번 한 적 없고, 건물주임에도 고급 수입차는커녕 국산차도 없이 산다.
부지런히 일하며 힘든 세상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 끼라도 마음 편하게 먹게 해주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양파, 밀가루 등 재료값이 급상승하고 가스비와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이 급격하게 올랐지만 "음식들 가격 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저 이윤을 줄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