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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갖고 싶어 '돌멩이' 알처럼 품던 수컷 흰머리수리에게 버림받은 '아기 새' 데려다줬더니 벌어진 일

둥지가 더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보수를 하거나 다른 독수리가 다가오는 것을 경계하는 등 남다른 부성애를 보여줬다.

인사이트World Bird Sanctuary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돌멩이를 알처럼 지극정성으로 품어주던 수컷 흰머리수리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최근 미국 비영리단체 세계조류보호소(World Bird Sanctuary)의 CEO 트위터 계정에는 독특한 행동을 하는 흰머리수리 머피(Murphy)의 사연이 올라왔다.


녀석은 1992년, 심각한 날개 부상을 입고 비행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이곳 세계조류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머피가 얼마 전부터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 땅에 떨어진 돌멩이를 위한 둥지를 만들고 이것을 알처럼 품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흰머리수리는 10월부터 4월까지 알을 낳고 성별과 관계없이 새끼를 돌보는 습성이 있긴 하지만 돌멩이를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일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다른 독수리들이 새끼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알을 뒤집는 행동까지 머피는 똑같이 따라하며 돌멩이를 돌봤다. 


또한 둥지가 더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보수를 하거나 다른 독수리가 다가오는 것을 경계하는 등 남다른 부성애를 보여줬다. 


인사이트World Bird Sanctuary


머피의 행동이 반복되자 보호소에는 "머피는 배가 고프거나, 아프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아닙니다. 땅 위에 둥지를 틀고 있고 돌멩이를 소중히 품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리기도 했다.


마치 새끼를 갖고 싶어하는 듯한 머피의 짠한 모습은 곧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됐다.


"머피도 새끼를 키울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지만 보호소 측은 "다른 독수리가 돌보고 있는 알이나 새끼를 데려오기는 힘들며, 머피가 새끼를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마침 부모를 잃고 고립된 새끼가 보호소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보호소 측은 두 녀석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임시 훈련을 마친 뒤 합사에 성공했다. 


머피는 아침마다 배가 고프다고 우는 새끼에게 직접 음식을 먹여주며 진정한 아빠로 거듭나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