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故 박원순, '민주열사 묘소' 기습 이장 ...앞에는 전태일, 뒤에는 박종철 열사 있다

인사이트지난 1일 오후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에서 고인의 부인 강난희 씨가 술을 치고 있다 / 뉴스1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경남 창녕군에서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됐다.

당초 1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장은 이른 새벽 시간이 이뤄졌다.


모란공원 측은 "직원들이 출근하는 시간 이전에 이미 이장이 완료됐다"라고 전했다.


유족 측은 이장 시간을 앞당긴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유해를 수습해 이장하는 시간과 이장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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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된 박 전 시장의 묘소 앞에는 전태일 열사의 묘소가, 뒤에는 박종철 열사의 묘소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3시부터는 유족과 지지자들이 모여 추모식도 진행됐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모란공원은 민주화 운동가, 노동운동가 등 수많은 민주열사가 잠든 곳"이라면서 "이곳에 직위를 이용한 성범죄자로 판명 난 박원순 전 시장의 묘소를 옮기는 것은 민주화 성지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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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 대변인은 "지난 2021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 조사 결과 박원순 전 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으로 인정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라면서 "박 전 시장의 유족은 이에 반발하여 소송을 했었으나 1심 재판부는 '인권위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오늘 박원순 묘 이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칭했던 민주당스럽다"라고 지적하며 "도대체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모럴해저드의 끝은 어디냐. 끝없이 이어지는 민주당의 이중적이고 타락한 도덕성은 마치 4월 1일 거짓말 같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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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시장의 묘소가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됐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성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을 민주 열사와 같은 곳으로 이장하는 게 말이 되나", "부끄러우니 새벽에 도둑 이장을 했겠지"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유가족도 권리가 있다", "유가족이 언제까지 고통받아야 하나" 등 유족을 지지하는 반응도 있었다.


인사이트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 사진=인사이트


한편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여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라는 유언에 딸라 유족은 박 전 시장의 유해를 2020년 7월 13일 고향인 창녕군 장마면 선영에 묻었다.


하지만 2021년 9월,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의 묘소를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나 유족들이 이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