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화재로 숨진 안산 4남매...나이지리아인 아빠는 고물 수집해 남매 키웠다

인사이트27일 오전 화재현장의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해 사는 경기 안산시 소재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나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가 숨졌다.


2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8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까지 빌라 1층에서 불이 나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가 숨졌다.


이 사고로 5남매 중 11살 여아, 7세·6세 남아, 4세 여아 등 4남매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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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아버지는 거실, 어머니는 자녀들과 함께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출입문 쪽에서 불이 나자 부모가 막내와 함께 창문을 통해 대피했지만, 치솟는 불길 때문에 다른 자녀들은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와 막내인 3살 여아는 화상 등의 부상으로 현재 치료받는 중이다.


화재가 난 현장은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지역이라 골목길마다 양쪽으로 차가 주차돼 있어 소방차의 진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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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한국으로 온 남매의 아버지는 고물상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2년 전 안산 원곡동에서 선부동으로 이사를 와 월세살이했다.


이들 가족은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외국인이라 수급자 지원 등 정부의 제도적인 도움에선 벗어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안산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 /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소방서 등과 함께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벌인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불은 출입문과 인접한 거실 바닥에서 최초 발생했다"고 밝혔다.


불이 난 현관 입구에는 TV와 냉장고가 멀티탭에 연결돼 있었다.


경찰은 아직 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23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이날 오전 4시 16분께 불을 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