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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여도 한방 맞기만 하면 술 싹 깨게 해주는 주사

이 주사는 급성 알코올중독 치료에 적용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주사 한방으로 만취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 주사가 급성 알코올중독 치료에 적용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미국 택사스 대학교 사우스웨스턴병원 스티븐 클리워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먼저 술에 취한 생쥐에게 간에서 분비되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21(FGF21) 호르몬을 투여했다. FGF21 호르몬은 간에서 분비되는 내분비호르몬의 일종으로, 원래 비만이나 당뇨 등에 관련된 체내 대사 활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결과 호르몬을 투여하지 않은 다른 생쥐에 비해 더 빨리 회복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FGF21이 신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졸음이나 조정장애 같은 특정 중독증상을 없애고 뇌의 각성도를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전에 FGF21 호르몬에 대한 연구 결과에서 음주 후 취하게 만드는 알코올 성분인 에탄올 소비가 FGF21 호르몬 생성을 자극하는 것을 보고 이 호르몬이 물을 더 마시도록 자극하고 에탄올 소비 욕구를 억제하는 등 음주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FGF21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도록 조작한 생쥐와 정상적인 생쥐에게 에탄올을 투여한 뒤 균형감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신체 방향을 잡는 시간을 측정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결과 FGF21 호르몬 분비가 억제된 생쥐가 거의 두 배나 오래 걸렸다. 


이후 일반 생쥐에 에탄올을 투여한 뒤 FGF21을 추가로 투여하자 FGF21를 투여한 쥐는 일반 쥐보다 의식을 찾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추가 분석에서 연구팀은 FGF21이 청반(locus coeruleus)이라는 특정 뇌 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청반은 의식을 유지하거나 수면상태에서 깨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 부위로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연구팀은 FGF21 농도를 높여 생쥐에 주사할 수록 중독으로부터 회복하는 속도를 극적으로 가속할 수 있음을 도출해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즉 FGF21 호르몬이 각성 상태를 제어하는 뇌의 특정 부분을 활성화 한다는 의미로 볼 수있다.


그 중에서도 마취제인 '케타민', 불안장애 치료제 '디아제팜', 진정제인 '펜토바르비탈'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에탄올과 만났을 때 효과가 극명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이용하면 마신 술이 다 분해되지 않아도 약만 먹으면 바로 만취 상태에서 깰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는 셈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FGF21이 한 번에 너무 많은 에탈올(술)을 소비하려는 욕구를 줄이고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며 "간이 알코올 대사뿐 아니라 뇌에 호르몬 신호를 보내 의식이나 조정능력 상실 등 중독의 해로 영향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간은 생쥐와 인간 모두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므로 이 연구 결과는 사람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 알코올 중독이나 극심한 음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깨우고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