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송년회에서 성추행 가해자가 3명이나 나왔는데 '감봉·견책'으로 마무리한 당근마켓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일부 직원이 다른 직원을 성추행·성희롱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는데, 이에 대한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당근마켓 성추행 징계 공지"라는 글이 올라왔다.
커뮤니티 특성상 회사 이메일 등과 같은 본인 인증을 해야만 기업·직업명을 달고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근마켓에 재직 중인 글쓴이 A씨는 "회사 공식 송년회에서 성추행 가해자가 3명이 나왔다"고 말문을 텄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 3명 중 1명은 감봉이다. 나머지 2명은 견책이다. 견책은 징계 중 하나로, '잘못을 꾸짖다'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
블라인드
가해자에 대한 징계 처분은 개선 의지가 있어서..."피해자 보호보다는 가해자를 품어주려는 회사"
그는 "공지 마지막에 성추행과 (성) 희롱을 한 걸 인정했지만, 반성과 개선 의지가 있어 최종 결정(1명 감봉, 2명 견책)을 하게 됐다고 써놨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보호보다는 가해자를 품어주려는 회사 정신에 정이 다 떨어진다"면서 "다른 회사도 성희롱 징계 공지가 이러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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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한 당근마켓 직원이 가벼운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냈다.
한 누리꾼은 "성추행의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 여론을 형성하든, 말든 하지"라는 등의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한 누리꾼은 "재택근무 풀더니 목적이 이거였냐"며 최근 출근 방식을 전환한 당근마켓을 향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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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근마켓 직원들은 올해부터 주3일 사무실 출근, 주 2일은 자율 재택 방식으로 근무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전면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면서, 필요한 경우 주 1일 정도만 사무실 출근을 했었다.
당근마켓 측은 근무 방식 전환과 관련해 "건강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비언어적인 소통이 수반돼야 한다"며 "가벼운 대화로 시작되는 친밀감과 신뢰 형성이 팀웍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업하는 시간과 개인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업무 시간의 장점을 모두 극대화하기 위해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