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바디프로필' 찍으려고 몸 만들다가 '희귀 근육병' 앓고 있는 요즘 MZ세대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2030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탄탄한 근육의 건강한 몸을 자랑하는 바디프로필이 유행이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청춘들은 단기간에 몸을 만들기 위해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며 식단을 조절한다. 그 과정에서 희귀 근육통을 비롯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30세의 여성 의뢰인 A씨가 등장해 "작년에 호기심에 바디프로필을 찍었다가 부작용으로 식이·운동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30세가 되기 전에 멋진 몸을 남겨보자 싶었다"며 "4개월 동안 PT와 식단관리로 14kg를 감량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식샤를 합시다 2'


그러면서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면 유지어터가 될 거라 확신했는데, 그때부터 살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A씨는 "치킨 한 마리도 혼자서 다 먹고, 이로도 부족해 공깃밥까지 먹는다. 강박 증상에 없던 식탐도 생겼다"며 "평일에는 다이어트, 주말에는 치팅데이를 한다. 친구들이 밥을 먹으면 내가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고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이로 인해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A씨는 "월경이 1년간 멈췄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여성 호르몬 수치라며 운동을 멈추고 음식을 먹으라고 했다"면서 "일상이 무기력하다가도 바디프로필 촬영을 하면 삶의 원동력이 생긴다. 찍고 나면 다시 무기력해지고 강박이 반복된다"고 이야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처럼 바디프로필을 위해 강도 높은 운동과 급격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탈모, 현기증 등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9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희귀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상호 정형외과 의사는 "운동으로 인해 어깨 회전근개염과 무릎 장경인대증후군, 슬개건염 등을 진단받는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또 "근육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은데 그중 비외상성 횡문근융해증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희귀병으로 분류된 비외상성 횡문근융해증은 우리나라에서만 지난 5년간 진단받은 2030 세대가 계속 증가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2017년 4154명 수준에서 2018년 4411명, 2019년 4809명, 2020년 4953명, 2021년에는 5천명 선을 넘어 5116명까지 치솟았다.


전체 환자 중 2030 환자의 비율은 약 33%였는데 이중 62%는 남성이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한 근육질의 몸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몸을 빨리 만들어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발병 원인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