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불경기가 지속되며 '실용적' 소비가 대세로 자리매김 중이다. 그러면서 SNS 계정과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사용 빈도를 줄이는 '온라인 미니멀리즘'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NS를 주로 사용하는 청년세대의 경제난으로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보고 있다.
의식주와 같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의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심리적 만족을 위한 소비는 뒷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몇 년 전까지 욜로(YOLO·인생은 한번 뿐), 플렉스(Flex·명품 등 비싼 물품 소비)가 유행이었지만 최근에는 '갓생'(God生·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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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실질소득 감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실제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많다는 의미인데 전 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 4천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소득이 4% 이상 늘었지만, 물가 상승 폭이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해 전 분기(-2.8)에 이어 2분기 연속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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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팍팍해진 '지갑 사정'이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사는 삶을 추구하던 트렌드가 저무는 모양새다.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헬스나 등산, 독서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연구원 발표를 보면 지난해 블로그, 트위터, 커뮤니티,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에 등장한 단어 언급량을 분석 결과 '갓생'의 빈도 수는 전년 대비 폭증한 반면 '욜로', '플렉스' 등은 줄어 유행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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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갓생'의 언급량은 63만 9657건으로 2021년(39만 8452건)과 비교해 60% 가량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욜로'는 10만 6281건으로 7.5% 감소했으며 '플렉스'는 19만 7899건으로 14% 줄었다.
이 밖에 '미라클모닝'(이른 아침에 일어나 독서·운동 등 자기계발을 하는 것), '무지출'(일정 기간 한 푼도 안쓰는 無소비에 도전), 'N잡러'(본업 외에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 등의 언급량이 꾸준히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다만 일각에선 불경기 사태가 장기화되면 다시금 ‘욜로’가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다시금 '현재'에 집중하는 인구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