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아이돌부터 집까지"...서울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보는 요즘 학생들의 '계급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선생님이 밝힌 초등학생들의 '계급화'와 관련한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작성자는 "출산율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실 출산율 문제 해결은 불가능해"라는 제목의 남성 A씨 글이 소개됐다. 


A씨는 "아내가 교대 나와서 교사를 하고 있고, 아내 친구들도 대학 시절부터 쭉 만나서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모든 걸 계급화시킨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좋아하는 유튜버나 아이돌 계급화시키기부터 명품 계급도 아는 초등학생들도 많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A씨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부모의 재력에 따른 계급화였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월거, 전거, 엘거, 행거, 휴거 등이라는 말이 쓰인다고 했다. 


각각 월세 거지, 전세 거지, LH거지, 행복주택 거지, 휴먼시아 거지를 뜻하는 은어다. 


A씨는 "저걸 듣고 무너지는 건 초등학생들 심리뿐 아니라 자식 가진, 그리고 자식을 가진 부모들 심정이다"며 "초등학생 아이 가질 부모면 나이와 경제력도 뻔하지 않냐?"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90% 이상의 예비부부와 부부들이 전거, 월거, 휴거에 해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걱정했다. 


A씨가 이러한 상황을 아내로부터 전해 듣고 생각한 출산율 해결책은 수도권에 몰린 기업들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방법이지만 자신 또한 이 방법에 대해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혜택을 주는 방법을 써도 증세나 선거철 표로 늘어나는 효과는 없다는 이유다. 


그는 "내가 정치인 입장이어도 안 할 것 같다"며 "그래서 답이 없는 거다"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 대한민국 2030세대는 '집의 계급화'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이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6.0%가 사는 집에 따라 사회·경제적 계급이 나뉜다고 답했다.


특히 2030세대에서 이런 생각이 강했다. 


20대(19세 포함)는 무려 89.7%로 나타났고, 30대 또한 84.4%가 집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은 40대(78.6%), 50대(67.3%), 60대 이상(66.6%) 등 연령이 높을수록 낮게 나타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미 집을 소유한 사람이 많은 40~50대와 집을 마련하지 못한 20~30대 사이에 인식의 격차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자녀가 학교 등에서 사는 집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것을 겪었다는 응답도 39.6%로 나타났다. 


아직 자녀가 없거나 어려서 '모름'의 비중이 높은 2030세대의 응답을 포함한 것으로 40대 이상으로 좁혀보면 그 비율은 더 높았다. 


50대에서는 51.0%로 절반을 넘었고, 60대 이상(48.2%)과 40대(43.3%)에서도 상당히 높은 응답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