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수상한 약봉지 배달하다가 마약사범 될 뻔한 카카오 T 퀵 배송 기사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마약 관련 범죄가 최근 국내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마약을 들여오는 방법만큼이나 국내에서 유통하는 방식 역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쓰는 앱을 통해서 무슨 물건 배달하듯이 마약성 의약품이 거래되고 있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SBS 뉴스는 카카오 배송 플랫폼 배달 기사가 수상한 약봉지를 배달하다가 마약 사범이 될 뻔한 사연을 단독 보도했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배송 기사 40대 김 모 씨는 의뢰받은 약 봉투에 수상함을 느끼고 확인을 위해 근처 약국을 찾았다.


문제의 봉투는 인근의 한 야외 공영 주차장에서 받은 것이었다.


이곳 주차장에서 물건을 건네받은 김 씨가 이상함을 느껴 약 봉투를 열어보니 그 안엔 반투명한 캡슐의 알약이 수십 개 들어 있었다.


일반 약 봉투와 달리 아무런 글자도 없었고 도착지도 집이 아닌 우편함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약국에서 확인한 결과 캡슐의 이름은 '산도스 졸피뎀'이었다. 통상 수면제로 쓰이지만 의존성 등의 이유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돼 있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품이다.


졸지에 마약류 운반책으로 몰릴 수 있다는 생각에 카카오 모빌리티에 문의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듣지 못했고 결국 경찰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약을 압수한 경찰은 배송을 의뢰한 20대 남성과 구매 시도자에 대한 신원을 파악한 뒤,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카카오 모빌리티의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씨는 범죄에 휘말릴 수 있어서 회사에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답은 그냥 배송하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배송 기사의 실시간 위치와 전화번호까지 다 드러나는 데도 회사는 배달을 하라고 대응했다.


김씨는 당시 약사로부터 마약류 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졸피뎀을 소지하거나 제공하면 불법이란 설명을 들은 뒤에는, 덜컥 겁까지 났다고 했다.  실시간 위치가 노출되는 상황에서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갈 수도 없었다.


김 씨가 경찰서를 찾은 뒤 경찰이 회사에 연락하고 나서야 배송 취소와 기록 삭제 조치가 취해졌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불법 의약품에 대해선 의사 처방전 여부 확인과 수사기관 신고 등의 절차를 담은 내부 운영 가이드가 있었는데, 제대로 안내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시 내부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YouTube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