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고려대학교에 전국 최초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증을 받아야 문이 열리는 '여성 안심 화장실'이 생겼다.
해당 화장실에는 손잡이나 자동문의 열림 버튼 등과 같은 장치가 전무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서 이용자는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이후 앱과 블루투스 기능을 켠 뒤 화장실 문 옆 센서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화장실 문이 열린다.
또한 앱 설치 과정에서 통신사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여성임을 인증받아야 한다.
앱 캡처
'여성 안심 화장실'은 고려대 공과대학 건물 짝수층에 있는 여성 화장실 12곳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20년 공공 화장실 성범죄 예방 등을 목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고려대는 시범 사업 장소를 제공하는 대신 LH가 약 5천만원을 들여 센서 단말기와 문을 설치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해당 화장실으르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성 보호도 좋지만 지나치다"는 성토가 나왔다. 또 디지털 기기나 프로그램 인증에 어려움을 겪는 장년층이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성공회대에 있는 모두의 화장실 / Twitter 'APR_IN_SKHU'
한편 최근 몇 년 새 '성 중립 화장실', '가족 화장실' 등 다양한 형태의 화장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여성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늘고 소수자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나온 것이 계기가 됐지만 덩달아 관련 논쟁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3월 성공회대학교는 서울 구로캠퍼스 새천년관에 성별 구분을 없앤 '모두의 화장실'을 선보였다. 이 화장실은 비행기나 열차 내 화장실처럼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장애인과 비장애인·성 소수자·아이 동반 보호자 등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21년 10월 기준 전국 휴게소 207곳 중 166곳에 '가족 사랑 화장실'을 운영 중이다. 해당 화장실은 여아를 키우는 아빠나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동행한 아들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화장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성 중립 화장실에 대해 "이성과 가까운 공간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게 더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가족 화장실에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가족용 화장실로 개조하며 오히려 장애인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등의 목소리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