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붕대 투혼'을 발휘한 한국 구조견 '토백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구조견'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은 평생 사람을 위해 희생한 구조견들이 은퇴 후 맞이하는 냉혹한 현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소방청에 등록된 구조견은 전국에 35마리다.
이중 4마리가 지난 9일부터 튀르키예 지진 현장을 누비며 생존자와 시신을 찾는데 여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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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로 발을 감싸고 부상 투혼을 펼치며 마구잡이로 튀어나온 철근 사이를 헤쳐나간 구조견 4마리는 생존자 8명과 시신 18구를 찾아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에게 돌려보냈다.
이처럼 지진으로 인한 피해 현장이나 붕괴된 건물 등 각종 위기 상황에 투입되는 구조견은 보통 사람 나이로 60대 정도인 8~9살이 됐을 때 은퇴한다.
대부분 은퇴한 구조견들은 일반 가정에 입양되는데, 이런 구조견들이 은퇴하자마자 숨을 거두는 일들이 있다고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실종자 4명을 찾아낸 베테랑 구조견 '소백이'는 은퇴한 지 불과 12일 만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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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백이를 입양했던 이현주 씨는 소백이가 집에 오자마자 많이 아팠다며 사인은 다발성 림프종 5기, '혈액암 말기'였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씨는 "그걸 견디면서 (구조 현장을) 뛰었다고 생각해봐라. 밤새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구조견 '대담이' 역시 은퇴 이후 1년 밖에 살지 못했다. 사인은 '납 중독', 언제부터 어떻게 납 중독이 됐는지 소방청에 물어봐도 알 길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구조견이 은퇴하면 별다른 의료 지원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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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현주 씨가 키우고 있는 또 다른 구조견 '세빈이'는 실종 소녀를 찾다 뱀에 물론 후유증으로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상태다.
이현주 씨는 "우리를 위해서 희생하고 오랜 시간 견뎌온 것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와 마음의 표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소방청은 구조견 건강검진을 연 1회 진행하고 있지만 큰 병을 잡아내지 못했으며 소백이의 죽음 이후 뒤늦게 검진 항목에 암 검사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