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튀르키예 '대지진' 비극 이용해 모금 사기쳤다가 역풍 맞고 있는 구조대원 진짜 정체

인사이트AI가 만들어낸 가짜 사진 / Twitter 'EYTHsnykp'


아이 안고 있는 구조대원...알고 보니 AI가 만들어낸 그림, 함께 올라온 암호화폐 주소는 범죄로 이용된 주소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각 기업·국가에서는 현지 사진을 활용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아이를 안고 있는 구조대원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 사진 밑에는 암호화폐 모금 주소도 적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진을 접했는데, 충격적이게도 이 사진은 '가짜'였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발생한 지난 6일부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는 지진 피해 현장이나 구조대원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후원금을 요구하는 글이 있따라 올라왔다. 기부금을 수금하는 방식은 동영상 플랫폼의 후원 기능이나 암호화폐 등을 이용하는 등 방식이 다양했다.



인사이트손가락이 6개인 모습 / Twitter 'EYTHsnykp'


이중 AI(인공지능)를 악용해 수금하는 방식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한 트위터 계정에는 그리스 국기가 그려진 헬멧 쓴 구조대원이 건물 잔해 속에 있는 튀르키예 아이를 구출해 데려가는 장면을 담은 그림이 올라왔다. 해당 구조대원은 조금 특이했다. 손가락이 6개나 됐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기형적인 손으로 볼 수 있지만, 실은 AI가 이미지와 키워드를 종합해 그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였다.


이 계정에는 구조대원의 그림과 함께 암호화폐 지갑 주소 2개도 함께 기재돼 있었다. 그리고 이 암호화폐 지갑 주소 중 1개는 2018년부터 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진 피해를 도우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벌려고 한 것이다. 


인사이트적혀있는 2개의 암호화폐 주소 중 하나는 '사기'에 이용돼왔다. / Twitter 'EYTHsnykp'


AI 그림 올린 계정 주인, 사람들이 의심하자 "영수증 통해 증명하겠다"...아직 영수증 공개는 없어


누리꾼들은 해당 트위터 계정에 의구심이 들어 계정 주인에게 기부가 제대로 되는지 물었고, 이에 계정 소유주는 "기부금을 제대로 썼다는 것을 영수증으로 증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유주는 그 어떤 기부 영수증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페이팔, 틱톡 등을 이용해 전달되지 않는 기부금을 모으는 사례들이 많았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수색 중인 우리나라 구조대원) / 뉴스1


페이팔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와 관련해 "돈을 벌기 위해 이용자들의 선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계정 발견 즉시 삭제 조처하는 등 대처하고 있다. 기부금이 제대로 활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