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띵동~♬ 똑똑똑"
다음 날을 위해 잠에 들어야 하는 밤, 한 남성은 그렇지 못하는 날이 많다.
문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집에 들어오려고 하는 낯선 남자들 때문이다. 일면식도 없는, 조금도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낯선 남자들에게 듣는 말은 수없이 들어도 늘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 낯선 남자들은 A씨에게 와서는 한결같이 성관계 하자는 말을 내뱉는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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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집앞 벽면에 붙어 있는 A4용지 크기의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안내문에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안내문은 "랜덤채팅 어플에서 주소를 도용당하고 있다"로 시작된다.
안내문 작성자는 "채팅 어플을 통해 방문하셨다면 돌아가달라. 저희집 주소를 누군가 채팅 어플에서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저는 20대 후반 남성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즉 이 남성을 괴롭히는 이들은 랜덤채팅 어플에서 누군가에게 속임을 당한 이들이었다. 여자인 척하며 덫을 놓는 이들에게 낚여 주소 도용 피해자를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사연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것처럼 주소를 도용당했던 한 여성이 실제로 찾아온 남성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경찰에 신고 후 랜덤채팅 어플사에서 로그기록을 받아 허위 주소 사용자를 추적해야 한다"라고 지적해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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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모(29)씨는 2019년 8월 랜덤채팅 어플에서 '35세 여성'인 척하며 "성폭행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자 찾는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오모(39)씨가 관심을 보였다. 이씨는 오씨에게 허위 주소를 알려줬고, 오씨는 이 주소로 찾아가 혼자 있는 여성을 성폭행했다.
대법원은 성폭행을 저지른 오씨에게 징역 5년 실형을, 이를 유도한 이씨에게는 징역 9년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