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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 반발로 약 40년 만에 사라진 서울대 사회대 전통..."비판이 있었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가 오는 15일 열리는 신입생들을 위한 '새내기 새로 배움터(새터)'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가르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약 40년 만의 변화로, 최근 입학한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져 결국 없어지게 됐다.
지난 9일 조선일보는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의 변화에 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새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가르치고, 민주 열사에 대한 묵념을 진행하는 등 이른바 '민중 의례'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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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관행은 지난 2019년까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새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굳건했던 관행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해 새터 진행을 맡은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신입생 민중 의례를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이 왜 필요하냐는 비판이 있었고, 올해 본격 대면 새터 열기를 앞두고 단과대 학생회 차원에서 회의를 벌인 끝에 폐지하기로 했다"고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문화가 약 40년 만에 사라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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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대와 사범대에 있던 '마임', '문예 선동' 활동도 폐지..."앞으로 서서히 사라지길 바란다"
그는 "새내기한테는 선배의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운동권 문화를 정답이라며 사실상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서울대 인문대와 사범대는 올해부터 민중가요에 맞춰 율동하는 이른바 '마임', '문예 선동' 활동을 폐지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바위처럼'과 같은 민중가요에 맞는 율동을 가르쳤고, 2018년부터는 '오리 날다', '질풍 가도'와 같은 가요에 맞춰서 춤을 춰왔다고 한다. 이런 마임 배우기도 올해부터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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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새터가 열리지 않거나 축소 진행되는 바람에 마임을 진행하고 싶어도 아는 사람도 없고 기록도 없다"며 "여기에 더해 '꼭 해야 하느냐'는 내부적 고민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졸업생 최모(33)씨는 "경영대 내부의 반 이름도 운동권의 잔재로 보이는 '한빛', '길벗', '패기', '백두'인데 이런 문화도 앞으로 서서히 사라지길 바란다"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