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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살거면 300만원 더 써"...에르메스 따라했다가 역풍 불고 있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비슷한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고수하다가 되려 역풍을 맞은 명품 브랜드가 알려졌다.

인사이트고야드 핸드백 '보헴' / Instagram 'goyardofficial'


[뉴스1] 배지윤 기자 = "1년 이상 300만원 이상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 고야드가 인기 핸드백 '보헴' 구매 정책을 신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간 300만원 이상 구매 실적이 있는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게 새로운 본사 정책의 핵심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는 본사 방침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1년 이내 300만원 이상 구매 실적을 보유한 고객에게 인기 핸드백 '보헴'을 구매할 수 있는 자격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인사이트고야드 핸드백 '보헴' / Instagram 'goyardofficial'


지난해 3월 새롭게 출시된 '보헴'은 고야드 핸드백 라인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출시 직후 큰 인기를 얻으며 재고 부족 현상에 시달리자 수개월 전 대기 명단에 올리고 제품을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품귀 사태를 빚자 고야드는 지난달 말부터 이 같은 정책을 기존 핸드백 예약 고객들에게 안내했다. 지난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A씨도 최근 매장 셀러로부터 "현재 구매이력이 없어 추가 구매를 해야만 '보헴' 핸드백 구매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1년 구매이력을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한다니 황당하다"며 "지금까지 기다린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일부에선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정책 도입 전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소비자들 마저도 구매 실적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없어서다.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재고가 넉넉한 핸드백이나 액서서리 등 비인기품목을 사게 만드는 '끼워팔기'라는 비판이다.


고야드의 신규 정책은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의 정책과 닮아있다. 에르메스는 연간 4000만원부터 1억원까지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켈리백·벌킨백 등 1000만원대 스테디셀러 가방을 판매하고 있다. 까다로운 구매 조건에도 대기 고객이 많아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업계에선 한국 소비자를 향한 명품업계의 콧대 높은 구매 정책의 원인으로 '한국인의 명품 사랑'을 꼽았다. 도 넘은 가격 인상과 까다로운 구매 정책에도 매년 한국 시장의 명품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는 325달러로 미국(280달러)과 중국(50달러)을 크게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가 늘수록 인기있는 특정 제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특정 제품에 대한 제고가 부족해 명품 브랜드에서 제고 관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구매 수량' 또는 '구매 실적' 같은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