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손대는 일진 청소년들...고등학생이 성인 고용해 필로폰 판매까지
마약 사범이 급증한 가운데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가 심각해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때는 마약청정국이었던 한국의 마약 사범이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 10대 청소년은 성인을 고용해 마약을 유통하기까지 해 마약류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은 지난해 8월~12월 5개월간 마약류 범죄를 특별 단속해 유통·투약 사범 5,702명을 검거하고 이중 79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수치다.
지난 한 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1만 2,38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클럽과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마약을 유통하거나 투약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클럽·유흥업소 일대 마약류 사범은 총 337명으로 2021년(33명)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배 증가했다.
이어 인터넷·SNS(1,495명), 외국인 밀집 지역(866명)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도 533명에 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버닝썬 사건'이 불거진 2019년 이후 클럽·유흥업소 마약류 사범이 꾸준히 증가했다"라면서 "파티룸에서 마약류를 투약하는 새로운 행태의 범행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203명(33.9%)로 가장 많았다.
20대 마약 사범은 2018년 1,392명에서 2019년 2,422명, 2020년 3,211명, 2021년 3,507명, 2022년 4,203명으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는 30대(2,817명·22.7%), 40대(1,754명·14.2%), 50대(1,352명·10.9%) 순으로 집계됐다.
10대 마약 사범도도 무려 294명(2.4%)에 달했다.
최근 인천에서는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의 마약을 유통한 고교 학년생 3명이 검거됐다.
학원에서 서로를 알게 된 이들은 신분 노출을 피하고자 따로 모집한 성인 중간판매책을 통해 마약류를 매입·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촉법소년 기준을 막 넘은 만 14세 마약사범이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은 나날이 지능화하는 마약류 범죄 수법에 대처하기 위해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현재 6개 시·도경찰청에서 전국으로 확대 운영하고 전문수사관 채용과 심화 교육과정 신설 등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오승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강력한 단속을 이어나가고, 지능화되는 범죄수법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면서 “마약류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경찰은 검찰·해경·관세청 및 외국 마약수사 기관 등과 함께 정보 공유 및 합동 단속 등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