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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방문해라" 요구에 병원비 내려고 '콧줄' 단채 은행 실려온 80대 중환자

80대 할아버지가 중환자 병실 침대에 실려 은행에 방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80대 할아버지가 중환자 병실 침대에 실려 은행에 방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은행 측이 예금주 본인이 와야만 돈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 80대 노인이 중환자 병실 침대에 누운 채 은행에 방문하는 일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노인 A씨의 가족들은 A씨의 병원비를 내기 위해 급한 돈이 필요했다.


해서 A씨 가족들은 은행 측에 상황을 설명하고 A씨 대신 그의 예금을 찾으려 했지만, 은행 측은 '예금주 본인이 와야만 돈을 찾을 수 있다'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은행 측은 "긴급한 수술비에 한해 은행이 병원에 직접 이체할 수 있으며, 이외에는 예금주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돈을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A씨 가족의 부탁을 거절했다.


결국 A씨는 사설 구급차를 불러 중환자실 침대에 실린 채 은행에 방문해야 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의 경우 예금주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인출해주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예금주가 의사능력이 없다는 진단서가 있는 경우 긴급한 수술비 등에 대해서는 병원 계좌로 직접 이체하는 방식으로 예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협조 요청에 따라 마련한 내부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삼자가 예금을 수령할 경우 가족 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은행 직원이 송사에 휘말리기도 한다. 긴급한 수술비 등의 예외적인 지급은 예금자 보호 차원에서 내부 규정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A씨 가족은 "당시 아버지가 중환자실에서 콧줄을 단 채 거동도 못 하셨고, 병원 측에서는 아버지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라 외출이 불가하다고 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은 수술비 이외의 병원비는 지급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와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며 "본인 명의로 돈이 있는데 자식이 돈이 없으면 병원 진료도 못 받는다는 것이냐.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다른 사람도 분명 겪을 것이니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라고 토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이와 함께 A씨 가족은, 또 다른 은행에선 가족관계증명서 및 진료비명세서와 의사 소견서 등을 확인한 뒤 병원비를 병원 계좌에 직접 이체하는 방식으로 A씨의 예금을 인출해줬다며 "충분히 서류상으로 처리할 방법이 있는데 80대 중환자가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에 반드시 오도록 한 것은 고객의 사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은행의 갑질, 횡포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3년, 금융회사들에게 예금주가 의식불명일 경우 금융회사가 병원비 범위 내에서 병원 계좌에 직접 이첩 처리하는 등 제한적 방식으로 예금 인출이 가능하도록 협조해달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외 허용의 대상 및 범위, 절차는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