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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고에서 살았지만 끝내 극단적 선택한 고등학생 유가족, "정부 어떤 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했던 고등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학생의 어머니는 "제 아이는 이번 참사의 희생자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죽은 후 정부 어떤 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29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 보고에서 사망한 학생의 어머니 A씨가 보내온 문자메시지 내용을 전했다.
메시지에 따르면 A씨는 "제 아이는 이태원 참사 직후 극심한 혼란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정신 상담 치료 한번 못 받고 죽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아들은) 부상자이자 생존자였고, 가장 소중한 친구 둘을 잃었다. 너무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이라 호소했다.
아울러 "유가족 지원을 위한 원스톱 통합지원 등 정부의 어떤 기관으로부터 우리 아이가 죽은 후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유족은 "제가 하도 답답해서 원스톱지원센터에 연락했더니 '행정안전부(행안부)에서 직접 전화한다'며 통화를 마쳤고, 저희 가족은 현행법상 유가족에 해당하지 않아 따로 도움을 줄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는 답변만 늘어놨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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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한덕수 총리가 '치료 의지 부족이 아쉽다'며 저희 아이에 대해 말씀하시더니 정부는 결과적으로는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인한 죽음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라 말했다.
이보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 15일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 뉴스1
용 의원은 기관 보고 자리에서 A씨의 메시지를 소개한 뒤 "이럴 거면 유가족 지원과 연락을 담당할 부처를 왜 만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도대체 정부가 희생자와 유가족을 어떻게 대하기에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용 의원은 "이 학생은 정말 살아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안 가도 된다고 해도 굳이 학교에 나갔고, 주 2회 헬스를 나갔다고 한다"면서 "스스로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도 걸어봤다는 말씀에 제가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그 학생이 사고 현장에서 돌아가시진 않았지만 사고와 관련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 문제를 행안부에서 검토할 수 있는지 권고할 필요는 있다"며 "행안부와 국조특위 여야 간사에게 이 문제를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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