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KBS시사직격'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1일 통계청이 '2021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시·구청 및 읍·면사무소에 신고된 혼인 건수는 19만 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다.
그런데 결혼정보회사의 실적은 오름세다. 가연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가입 상담률이 38% 증가했고, 신입 회원 가입률은 12% 증가했다.
듀오 또한 지난해 대비 회원 수가 약 22%, 매출은 약 30% 상승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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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한 '소개팅 전문가'의 해석이 눈에 띈다.
지난 2일 KBS2 '시사직격'은 "연애 산업 전성시대 vs 연애하지 않는 사회"란 제목으로 비혼주의가 늘어나는 동시에 결혼 관련 비즈니스에 돈을 내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원인을 알아봤다.
방송에 따르면 데이팅 앱 'ㄱ' 업체는 2020년보다 2021년 매출이 60%나 늘어나 100억원을 돌파해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ㄱ' 데이팅 앱 대표는 "비혼주의 시대에서 제가 재미있게 봤던 게 결혼정보 회사들의 매출은 오히려 올라간다. 거기서 느꼈던 건 결혼할 만한 상대를 찾는 게 어려워졌다는 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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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연애 대상을 찾는) 검색에 대한 비용이 올라갔다. 그걸 해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들이 성장을 하는 거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이 데이팅 앱에 쓴 돈은 830억원 정도다. 2~3년 내에 2~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ㄱ' 데이팅 앱 대표는 "만남의 기준이 계속 까다로워지는데 혼자 있는 게 더 편하다"며 "그냥 집에서 유튜브 보고 넷플릭스 보면 편하다. 반려동물 키우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보다 연애하는 게 더 좋아야 하는데, 과거에 비해서 혼자 있는 게 너무 편해졌다. 그것보다 더 좋으려면 (만남의 기준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는 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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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까다로움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많은 DB(데이터베이스)에서 내게 맞는, 내 여러 가지 취향을 분석해서 골라주는 서비스를 이길 수가 없다"고 했다.
MC 임재성 변호사는 "연애·결혼에서 정답을 찾아내려는 경향,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면 굳이 시작도 않으려는 정서, 우리가 만난 사례자들은 연애할 의사가 없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연애 비즈니스는 호황인 역설이 이 두 가지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매체는 젊은 세대가 연애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이 바뀌고 연애와 결혼에 대한 관념이 바뀐 탓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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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엄용수는 "저하고 격세지감이 있다. (요즘) 학생들은 계산할 줄 안다. '결혼을 하면, 연애를 하면 이게 소득하고 어떻게 (연관)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따진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때는 단순했다. 결혼하면 부모님이 다 세간을 내준다. 그게 정해져 있었다. 근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사람들이 너무 잘 안다"고 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연구소장은 "사랑이나 연애나 결혼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내 발목을 잡고 나를 힘들게 하니까 피하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인식도 바뀌어야 되고 결혼을 통해서만 가족이 되는 게 아니라 좋아하면 같이 살 수 있는 거고 같이 살고 헤어지는 방식을 조금 쉽게 해주는 것도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다. 그런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의 여러 가지 정책이나 복지 같은 게 이뤄진다면 결혼까지는 모르겠고 출산까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랑하고 연애는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