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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트테크 큐레이션'

MZ세대 컬렉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의 계정을 팔로우하며 그들의 작업 세계에 관심을 기울였고, 코로나19로 긴 시간 머물게 된 자신의 공간에 직접 고른 미술품을 들였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경제신문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은 미술시장도 암흑기였다. 


작품을 선보여야 하는 전시가 무기한 연기됐고, 아트 페어는 관람객보다 관계자가 더 많아 보였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아트 페어인 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개최를 취소했다. 


대신 온라인을 본격적으로 활용했다. 전 세계의 유명 아트 페어도 개최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시를 보고 그림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뷰잉 룸을 도입했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집을 나설 수 없는 이들이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거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미술시장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프라인 미술시장의 영향력이 단연 컸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된 것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비교적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가 미술시장에 진입했다. 처음 시장에 진입했던 그들은 유명 작가의 이름을 보고 작품을 구매하는 추세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의 작가를 찾기 시작했다. 


현대미술 작가들은 개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로 자신의 작업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에 새로운 MZ세대 컬렉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의 계정을 팔로우하며 그들의 작업 세계에 관심을 기울였고, 코로나19로 긴 시간 머물게 된 자신의 공간에 직접 고른 미술품을 들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미술품이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은 요인도 있다. 주식과 코인으로 마련한 여유 자금을 현물 자산인 미술품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을 대체할 투자품으로 미술품을 바라보았다. 


또한 미술품 구매를 사치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며 미래를 계획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MZ세대는 가성비만큼 가심비를 중요하게 여긴다. 취향을 소비하는 그들의 성향은 미술시장의 확장에 기여했고, 500만 원 전후의 미술품이 시장에 대거 등장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림 구매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간 만큼 많은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이 등장한 것도 한몫했다. 신진 작가의 원화 작품부터 블루칩 작가의 판화와 소품까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유통됐다. 


작품을 구매하려고 전시장 앞에 줄을 서고 오픈 런을 하는가 하면, 인터넷에 공개된 99개의 에디션 판화는 등장과 동시에 완판됐다. 


또한 직관적인 팝아트와 친숙한 일러스트 작품의 비중이 이전보다 높아졌고, 기존에 고수하던 화풍에 뜬금없이 귀여운 캐릭터를 접목한 그림이나 인테리어 하기에 좋은 그림도 다수 등장했다. 


작품의 심오한 철학보다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에 특화된 MZ세대 작가들 역시 많이 등장했는데, "MZ세대가 그려서 MZ세대가 판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술시장에 MZ세대 열풍은 거세게 불었다.


그러나 아트테크에 대해 단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선 안 된다. 저자는 내가 구매하려는 것이 한철 유행할 상품인지, 미래에도 가치를 인정받을 작품인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