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발달장애 딸 살해한 엄마가 평생 쓴 '간병일지'가 공개돼 사람들 오열했다 (영상)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5월 발달장애 딸을 살해한 엄마의 간병일지가 공개됐다. 간병일지에는 엄마가 딸을 돌보며 느꼈을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19일 JTBC '뉴스룸'은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60대 여성 A씨가 38년 동안 발달장애 딸의 상태를 적어놓은 간병일지를 공개했다. 


앞서 A씨는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했다. 


범행 후 자신도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했으나 아파트를 찾아온 아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A씨의 딸은 돌이 갓 지난 1984년 뇌병변에 지적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당시 A씨의 나이는 26살이었다. 


A씨는 그때부터 딸을 돌보며 간병일지를 써내려 갔다. 2020년 1월 7일에는 '악을 쓰며 짧게 강하게'라며 약을 바꾼 후 상태를 적었다. 


그해 5월 22일에는 '2020년 5월 1일 날밤새고 5월 22일 낮에도 안 잠' 등 증상을 시간 단위로 기록했다. 


A씨가 겪었던 고통도 담겼다. 딸의 장애를 공부하려고 A씨가 만든 노트 한켠에는 '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스트레스'가 적혀 있었다.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아래에는 '상호 작용의 어려움', '육체적 고통', '절대적 시간 부족'이라고 쓰여 있었다. 하루 중 센터에 맡기는 4시간을 제외하고 딸의 20시간은 오로지 A씨의 목이었다. 


수면 부족과 불면증도 겪어야 했다.


남편이 지방에 가고, 아들도 결혼한 뒤에 A씨와 딸 둘만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A씨는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갔다. 


정부는 발달장애 부모를 위한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지만 A씨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지난 1월 딸이 대장암을 선고받았을 때도 A씨는 딸을 살려야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러나 딸의 혈소판 수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항암이 중단되고 온몸에는 까만 멍까지 들자 A씨가 무너졌다는 게 아들의 설명이다. 


결국 A씨는 지난 5월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인사이트YouTube 'JTBC News'


검찰은 딸을 살해한 A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다. 법원 선고는 다음 달 19일 예정돼 있다. 


한편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은 올해에만 10건이 발생했다. 


전국의 발달장애인은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리상담을 받는 부모는 1년에 7~8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한 돌봄서비스와 휴식 지원 프로그램, 심리 상담 등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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