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일제강점기 때 지어져 기생이 활동하던 일본식 가옥서 '한복 홍보' 촬영해 논란

인사이트Instagram 'seokyoungduk'


한복 홍보 영상을 일본식 가옥서 촬영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정부와 부산시 후원으로 제작된 한복 홍보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식 적산가옥이란 일본양식의 집으로 해방 후 정부에 귀속됐다가 일반에 넘어간 집을 의미한다.


인사이트한복진흥센터


부산시는 '2030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에 관광도시 부산을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을 한복 문화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며 지난해부터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와 함께 '한복 품은 부산'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인사이트일본식 가옥에서 촬영된 홍보 영상 / YouTube '부산튜브 - 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한복 품은 부산' 촬영 장소 논란


이번에 논란이 된 홍보물도 '한국 품은 부산' 행사 소개물 중 하나다.


부산 동구 수정동의 '문화공감수정'은 일본식 가옥으로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으로 쓰였던 곳이다.


인사이트YouTube '부산튜브 - 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고는 하지만, 기생이 활동하던 요정으로 쓰인 만큼 한복을 홍보하는 장소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죄 측은 JTBC에 "(적산가옥도) 우리 문화의 일부고, 이런 곳에서도 한복이 더 빛났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을 주관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복 지역 거점 지원 사업) 예산만 주고 결과물(영상)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매체에 답했다.


인사이트YouTube '부산튜브 - 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서경덕 교수 "참 답답할 노릇이다"


이에 14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뭔가,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안 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도 한복을 '중국 문화'로 소개해 논란이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이트YouTube '부산튜브 - 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그러면서 "중국은 한복을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우리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만 할 것"이라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