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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공무원이 정부가 '이태원 애도' 강요한다며 지적한 5가지 추모 지침

국가 애도 기간 지정에 따른 공무원 지시사항 하달에 일각에서는 불만을 표했다.

인사이트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 / 뉴시스


이태원 압사사고로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정부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정부는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지난 1일 정부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30일 모든 부처에 '이태원 사고 계기 공무원 기강 확립 관련 국무총리 지시사항 전달'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단체 회식, 과도한 음주 등을 자제하고 공직자로서 품위 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언행을 금지한다"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연가 사용을 자제하고, 신속한 보고체계를 확립하며 비상 연락체계를 정비·유지해달라"고 주문했다.


인사이트블라인드


국가 애도 기간 관련 지시사항 두고 일각에서 불만 표해


이를 두고 일각에서 해당 사항에 반발했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국가 애도 기간에 따른 지시사항을 두고 불만을 표하는 글이 소개됐다.


공무원 A씨는 "아침 2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라며 '휴가·연차 제한'을 비롯해 '휴가자에게 복귀 전화하기', '불가피하게 출근을 못 하는 사람은 사유 작성하기', '애도 리본 패용하기', '부서장들은 합동분향소 방문해 추모하기' 등의 지시 사항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이게 정말 사망자들을 위한 일이 맞나?"며 의문을 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와 비슷한 내용은 군 내에서도 확인됐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만만한 게 간부냐"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군 간부 B씨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큰 참사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운을 뗐다.


인사이트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냐"며 간부에게 휴가를 제한한 군 당국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군은 병사에게는 휴가 사용을 허가했지만 간부에게는 연가 사용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B씨는 "휴가 날짜만 기다리던 간부와 그 가족들은 허탈할 뿐이다"며 "만만한 게 간부냐"고 따졌다. 이어 "병사들 민원과 헬프콜은 두려워 병사에게는 정상 휴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교직원을 대상으로 검은 리본을 패용하라고 공지했다. 이를 두고 한 초등학교 교사가 반발하는 글을 올렸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국가 애도 기간인 오는 5일 24시까지 서울시교육청 소속 학교(기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검은 리본을 패용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리본은 학교별로 자체 제작해야 하며 이에 따라 교내 행정실 등에서 검은 리본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두고 교사 C씨는 "이태원 사건 슬픈 일은 맞는데 기준이 너무 없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이게 공정과 상식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지난달 30일 이태원 압사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 뉴시스


온라인에서도 의견 분분한 '국가 애도 기간 선포'


한편 서울 이태원 압사사고 직후 정부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사회가 함께 나누도록 한 조치를 환영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국가가 기간을 정해 '애도를 강요한다'는 비판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 밤 12시까지 일주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인사이트지난달 30일 검정 리본 패용한 채 중대본 회의 브리핑하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 / 뉴시스


국가 애도 기간,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두 번째


애도 기간 중 정부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시급하지 않은 행사를 연기한다. 또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 조기를 게양하고,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한다.


국가 애도 기간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두 번째다.


인사이트지난 2010년 북한의 피격으로 침몰된 천안함 인양되는 모습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