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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못 살려드려 죄송합니다"...이태원 출동했다가 PTSD 겪는 응급구조사의 글

이태원 사고 현장에 갔던 응급구조사의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누리꾼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인사이트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사고가 발생했던 골목 / 뉴스1


핼러윈 즐기기 위해 방문한 이태원에서 벌어진 유례없는 압사 사고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달 29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모인 젊은 청춘들이 좁은 골목에서 전례 없는 압사사고를 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사망자가 156명이라 밝혔다. 사고가 발생하자 현장에서 시민들과 구급대, 경찰 등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생명을 살리기 위한 구조활동을 펼쳤다.


집에서 쉬던 중 동료의 전화를 받고 급히 현장에 달려갔던 응급구조사의 글이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많이 못 살려드려 죄송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초반 응급구조사라 밝힌 작성자 A씨는 이태원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 지인과 서울 외곽에서 놀다가 일찌감치 헤어져 집에 돌아왔다. 그는 잠을 청하려던 찰라 동료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동료는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지원 요청이 필요하다며 다급히 요청했다. 


인사이트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출동한 구급차 / 뉴스1


동료의 전화 한 통에 부리나케 달려간 이태원, A씨는 할 말을 잃었다


당시 뉴스를 보고 있지 않고 있던 그는 '이태원에 무슨 일이 생긴 거지?'란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했고 이태원 참상을 알게 됐다. 너무 놀란 나머지 필요한 물건을 급하게 챙긴 그는 곧바로 이태원으로 전력질주했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해 의료 지원을 왔다는 말로 이태원 사고 현장에 들어선 그는 처참한 현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접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현장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응급구조를 진행했다.


인사이트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사고로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 / 뉴스1


그 과정에서 생명을 살려보겠다며 심폐소생술을 끊임없이 진행했던 구급대원, 심폐소생술 할 줄 아는 분은 도와 달라며 소리치던 경찰관, 사고 수습을 본인 일처럼 발 벗고 나선 미군, 통제를 열심히 해주며 도와달라던 일반 시민 등의 모습을 기억했다.


하지만 "통제를 전혀 따르지 않는 사람들, 수군거리며 촬영하는 사람들, 통제가 어려웠던 외국인들의 행동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취득 후 다양한 환자를 보면서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없었지만 "이번 사건 이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인사이트이태원역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사고 추모공간 / 뉴스1


그는 "도와달라며, 살려달라며 소리치는 시민들의 손짓과 행동,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며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 말했다.


말미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사연에 "충분히 최선을 다했습니다", "죄책감 덜어도 됩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더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등의 댓글로 답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문가들, "이태원 관련 사진이나 영상 많이 보지 말 것"


한편 전문가들은 이태원 압사사고와 관련한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보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다수의 정신과 의사들은 많은 사진을 접하게 될 경우 PTSD가 올 수 있으니 사건이 궁금하더라도 참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를 잃은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과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위해서라도 아픈 기억을 계속 들춰내고 알리기보다는 가슴 깊이 애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사고 합동분향소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