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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해밀톤 호텔이 꼼수로 설치한 불법 가벽..."3.2m 병목 만들었다"

해밀톤 호텔이 설치한 가벽이 도로를 비좁게 만들어 이태원 참사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이태원 참사, '꼼수' 임시 벽이 피해 더 키워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 해밀톤호텔 뒤편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4m도 채 되지 않는 비좁은 길에서 사람들은 목숨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참사 이후 이 좁은 골목길의 문제가 드러났다. 바로 이곳에 설치된 '임시 벽'이다.


인사이트뉴스1


해밀톤호텔이 세운 철제 가벽, 좁은 도로 더 좁게 만들어


1일 중앙일보는 해밀톤호텔이 골목 하단부에 설치한 철제 가벽으로 길이 더 비좁아져 병목현상을 만들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발생한 참사는 해밀톤호텔 옆 50m 내리막 골목길에서 일어났다.


해당 골목의 위쪽은 폭이 5m 이상이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3.2m로 좁아진다. 이 비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뒤엉켰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종의 '병목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길이 특정 부분부터 대폭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더욱 몰리게 됐다는 것이다.


인사이트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찾은 가운데 왼편에 해밀톤호텔 가벽이 보인다. / 뉴스1


"임시 벽, 명백한 불법 건축물"


현행 건축법상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폭은 4m 이상이어야 한다. 해당 지역 건축물현황도에도 도로의 너비는 4m로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4m 이하로 도로가 좁아진 이유는 바로 해밀톤호텔의 '불법건축물' 때문이었다.


중앙일보는 해밀톤호텔이 대부분 건축한계선을 넘어 지어졌다고 전했다.


해밀톤호텔은 골목길 중간 건축한계선을 침범한 건물 출입구가 설치돼 있으며 골목 하단부에는 분홍 철제 가벽이 도로에 바로 붙어 약 10m가량 이어져 있다.


한 건축사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밀톤호텔은 대부분이 건축한계선을 넘어 지은 흔치 않은 건물"이라면서 "특히 골목길 중간 출입구는 건축한계선을 침범한 명백한 불법 건축물"이라고 했다.


이에 용산구청 관계자는 "오래된 건물(1970년 준공)이라 변경된 도시계획 등이 반영되지 않아 건축선을 초과한 상태로 유지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뉴스1


또한 도로 경계선에 딱 붙여 설치된 분홍 철제 가벽도 통행 흐름의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현행 법률 및 조례상 대형 건축물은 통행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인접한 도로의 경계선으로부터 3m 거리를 두고 지어야 하지만, 해밀톤호텔은 비좁은 도로에 도로 경계선에까지 가벽을 설치했다.


해밀톤호텔이 설치한 가벽은 쇼핑몰로 통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이 가벽 때문에 도로는 폭 3.2m로 줄어들었다.


인사이트JTBC


이동호 인천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골목 밑으로 내려올수록 호리병처럼 단면이 축소되면 병목 현상으로 통행 흐름이 떨어지는 것은 역학적으로 당연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건축사는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해도 사후관리는 현행 법령에 맞춰서 해야 하지만 그런 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밀톤호텔 관계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0여 년 전부터 가벽을 설치했지만 용산구청으로부터 단속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뉴스1


가벽, 규제를 교묘히 피한 '꼼수'


용산구청 관계자는 "천정이 없는 형태라 건축물로 보긴 어려워 불법증축물 단속 대상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지방자치단체 건축인허과 담당 공무원은 "가벽을 설치해 실제 건축물처럼 활용하면서 지붕을 없애 규제를 교묘히 피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꼼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로 폭이 상당히 좁고 이태원 내에서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기에 용산구청 측이 가벽 철거 등의 조치를 취하거나 경고문구라도 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축물대장상 골목 반대편 상가 곳곳은 위반건축물이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해밀톤호텔도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록돼 있다.


호텔이 있는 본관과 커피전문점에 임대한 별관 모두 위반건축물이며 특히 별관은 건물 전면 부분이 2017년 불법 증축됐고 용산구청이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해도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