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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남성이 공개한 '피멍' 든 다리 사진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가 양쪽 다리 모두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이태원 현장에서 구조된 남성의 '피멍' 든 다리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가 양쪽 다리 모두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남성 A씨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는 "저는 구조되어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라고 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이어 "끼어 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자신만 올려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사진 속에는 피멍이 든 그의 다리가 담겼다.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은 물론 종아리와 발목까지 심하게 멍든 상태였다. 당시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들이 겪었던 고통의 수준을 가늠케 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너무 미안해


해당 사진을 본 누리꾼들도 놀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빨리 병원 가봐라", "얼마나 무서웠을까 천만다행입니다", "하루빨리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게 다 제 탓입니다"라며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단지 저는 그날에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병원에 갈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돼주셔서 지금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고 앞으로 외래진료 받으면 된다고 합니다"라며 "너무 많이 걱정해 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지난 29일 이태원에 몰린 인파 / 뉴스1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부상을 입었다면 경미하더라도 인근 병원을 찾아갈 것을 권하고 있다. 오랜 시간 몸을 짓누른 압박이 갑작스럽게 풀린 이후 '압좌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압좌 증후군'은 오랫동안 무거운 물체에 깔려 있던 사람이 갑자기 압박이 풀린 뒤 급사하는 현상이다.


장시간 신체 압박으로 죽어버린 세포에서 만들어진 독성 물질이 압박 해제와 함께 혈액 속으로 쏟아져 나오며 부정맥, 급성 신부전증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인사이트뉴스1


우려스러운 부상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참사 사망자들 가운데서도 압좌 증후군에 따른 다발성 장기 부전이 사인인 경우가 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생존자들은 인파 속에서 정신을 잃은 뒤 심폐 소생술 등을 통해 가까스로 의식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식을 찾았다고 안심해선 안 되며, 압좌 증후군 등 돌발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뉴스1


생존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하면 그 충격으로 이후에도 계속해서 고통을 느끼는 것을 뜻하며 흔히 '트라우마'라고 표현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꿈이나 반복되는 생각 때문에 고통을 다시 느끼거나 쉽게 놀라고 수면 장애, 예민함 등이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무분별하게 퍼져나간 참사 당일의 현장 상황을 본 많은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이 트라우마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자꾸 머릿속에 이태원 참사 현장이 떠오르거나 계속해서 상상돼 힘들다거나 괜히 멍해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 이 트라우마가 심할 경우 우울증과 공황발작, 약물 남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치료를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