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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목걸이 놓고 와서 살았어요"...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올린 사고 상황

이태원에서 전례 없는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를 피한 시민의 후기가 전해졌다.

인사이트뉴스1


이태원 현장에서 살아남은 시민의 전한 당시 분위기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어제(29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수만 명의 인파가 모인 이태원에서 전례 없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과도한 인파가 몰리면서 서로 밀고 밀리는 와중에 일부 시민들이 넘어지며 사고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사고를 피한 시민의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많은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인사이트29일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몰린 인파 / 온라인 커뮤니티


생존자 A씨, "목걸이 두고 나온 것이 천운이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핼러윈을 즐기러 이태원에 갔던 누리꾼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사고 현장에 있으면서 앞뒤와 양옆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에 귀가 아팠다. 그는 글을 적는 순간에도 머릿속에 이명이 맴돌았다.


A씨는 186cm라는 큰 키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발과 가방 등을 붙잡는 힘을 겨우 버텨냈다. 그는 "자신 뒤에 사람이 없었다면 나도 무조건 밑에 묻혔을 거다"고 말했다.


또 많은 시민들이 좁은 골목에 밀집했는데 그것보다도 사람들이 상의를 당기며 목이 졸려 호흡이 되지 않았던 점을 가장 아찔한 점으로 꼽았다.


다만 옷이 찢어진 덕에 그는 숨을 쉴 수 있었다. A씨는 이를 두고 "목걸이를 집에 두고 온 것이 천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평소처럼 목걸이를 착용한 채 이태원에 갔다면 그의 운명은 지금과는 달랐을 듯한 분위기를 암시했다.


A씨는 이태원 현장에 갇혀 있으면서 팔과 다리 등에 수많은 상처를 입었다. 이에 대해 "사망자일 수 있는 이들의 마지막 자국이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말미에는 그저 자신을 당겨준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한 동시에 사고 현장을 빠져나오며 안도감을 느낀 자신을 혐오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번 이태원 사고로 200여 명 넘는 사상자 발생해


30일 소방당국은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치는 등 200여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상자 대부분은 10대~20대 청년층으로 추정된다. 부상자 103명 가운데 중상은 24명, 경상은 79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정부는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응해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는 다음달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합동분향소 설치와 조기 게양 등 희생자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전했다.


또 "사망자에 대해선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과 합동으로 장례지원팀을 가동하고 부상자 치료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부상자 가족 등에 대한 심리치료를 위해 국가 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