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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희생자 사진 찍어"...이태원서 PTSD 온 의사, CPR 하던 중 구경꾼들에 분노한 이유

100여 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보여 공분을 일으켰다.

인사이트구급차량으로 가득 찬 이태원로 / 뉴시스 


끔찍한 참사 현장...한쪽에서는 심폐소생술, 한쪽에서는 떼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1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쓰러진 상황 속에서 시민 의식이 빛 났다. 부족한 의료진을 대신해 많은 시민들이 발 벗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몇몇은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른 채 계속해서 CPR을 시도했으며,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인사이트뉴시스


죽음의 기로에 선 희생자를 두고 사투를 벌이는 시민들의 희생정신이 엿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희생자들 옆에 있던 인파에서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환호성을 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고 '끔찍했다'는 표현을 썼다.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두 얼굴의 시민의식이 드러났다. 


인사이트뉴시스


지난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사고 소식을 듣고 이태원으로 향했던 의사 A씨가 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이미 바닥에 눕혀진 사람들은 얼굴에 청색증이 와 있었다"며 "응급구조사가 눕힌 사람 한 명에게 CPR을 하는데 코와 입에서 피가 나와 '이 사람을 살릴 수 없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아무리 CPR을 해도 맥박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보며 스스로 무능한 의사가 됐다고 느꼈다. 


인사이트블라인드


시민의식의 두 얼굴..."인류애 사라졌다"


이런 그에게 더욱 끔찍하게 다가온 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그는 "지나가는 20대가 '아씨 홍대 가서 마저 마실까?'하고 말하는 걸 듣고 정말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몸서리쳐진다"고 했다. 


이어 "타인의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다음 술자리를 찾던 그들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며 "더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뉴시스


현장에서 CPR을 했다고 주장하는 한 대학생도 비슷한 글을 남겼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공개된 글에 따르면 대학생 B씨는 "CPR을 하면서 앞에를 보니 다들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사진을 찍고, 코카인을 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류애가 떨어졌다. 사람XX 아닌 것들. 결국 울면서 집에 왔다"고 글을 마쳤다. 


인사이트뉴시스


A씨와 B씨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으나 실제 SNS에는 출동한 구급차 옆에서 일부 시민들이 단체로 휴대전화를 들고 손을 위로 치켜들며 춤을 추는 영상이 올라와 공분을 사기도 했다. 


참사 현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유튜버들은 삼각대를 동원해 현장을 생중계했다. 사고 현장은 중계를 통해 다수의 누리꾼들에게 여과 없이 노출됐다. 


인사이트뉴시스


일부 주점들은 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영업을 이어간 것으로 벌어졌다. 한쪽에서 절규가 이어지고 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술파티가 벌어진 셈이다. 


결국 경찰은 사건 발생 3시간 30분쯤 지난 오전 1시 50분경 영업을 정지시켰다. 


누리꾼들은 "시민의식이 사라진 모습이다", "기괴하고 소름 끼친다", "인류애가 사라졌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여성 사망자가 더 많아...일부는 신원 확인 파악 안 돼


한편 서울경찰청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총 151명이다. 이중 140여 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경찰은 주민등록이 형성되지 않은 17세 미만 내국인과 외국인 등 10여 명에 대한 신원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유전자(DNA) 대조 방식 등으로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유족들에게 통보 정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인사이트뉴시스


소방 당국은 부상자 82명 중 19명이 중상을 입어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사망자 중 97명은 여성, 54명이 남성으로 확인됐다.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버티는 힘이 약하고 체격이 작은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