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즐거워야 하는 결혼식, 오히려 우울해지는 이유는?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많은 이들이 행복해야 할 결혼식에서 오히려 우울감을 느끼는 '메리지 블루(Marriage Blue)'를 겪는다.
메리지 블루란 일본 작가 유이카와 게이의 베스트셀러 소설 제목에서 유래한 말로, 결혼을 앞둔 남녀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을 의미한다.
실제로 제일 심한 정신 스트레스를 100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결혼 스트레스 지수는 50점이나 된다고 알려진다. 이는 직장 해고로 인한 스트레스(47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행복할 것 밖에 없을 듯한 결혼식에 오히려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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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식에도 찾아온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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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 -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는 한국 결혼식의 문제점을 정리해서 설명했다.
그는 우선 "결혼식도 피해 갈 수 없었던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식장 대관료부터, 스드메, 일일 도우미 비용 등 급증했으며 그중 1인 식대는 기본 7만 5000원으로 올라 예비부부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기본 축의금이 5만 원이던 문화가 사라졌다. 예비부부는 밥을 먹고 가지 않을 경우엔 5만 원이 적당하다 했으며, 식사를 할 경우 최소 7만 원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YouTube '부읽남TV -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2. 보여주기 식 옵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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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는 '예물/예단/예식/스드메/신혼여행'등의 옵션도 문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결혼식은 내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등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을 진행하면 "진짜 좋아서 하는 것인가"에 대해 계속 고민하게 만들고 결국 완벽하지 못하면 자괴감을 불러일으킨다.
'과시용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있어 쉽게 바꾸지 못해
3. 비슷한 장소, 음식, 시간대의 공장형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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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는 '공장형 결혼식'이 꼽혔다.
이는 가족들 말고는 결혼식에 의미 부여를 안 하는 의미로, 마치 흔한 행사처럼 축의금만 낸 뒤 밥 먹고 사라지는 모습을 비유한 표현이다.
국내 대부분의 결혼식은 호화로워 보이지만, 공장에서 연필을 찍어내듯 똑같은 스드메와 예식 시간, 음식, 분위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뿐인 예식이 아닌 '허례허식'으로 느끼는 이들이 많다.
YouTube '부읽남TV -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4. 사회적 심리
마지막으로는 "내가 쓴 돈이 얼마인데"라는 사회적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준 만큼 돌려받으려 하는 심리 때문이다.
자신이 주변에 축의금으로 낸 돈을 회수하기 위해 그 이상의 하객들을 불러 모아야 하는 압박감에 '반강제적인 인맥관리'에도 고충을 받기도 한다.
또한 신부나 신랑 측 모두 상대보다 하객이 적으면 주눅 드는 시선에 '하객 알바'를 고용하는 일도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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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행복이 시작돼야 하는 결혼인데 압박감과 부담감 때문에 결혼식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부읽남은 현실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그는 "내가 연봉 3천밖에 안되지만 결혼식에선 연봉 3억 인 사람처럼 쓰게 되는 허세가 생기는 건 누구나 공감한다"면서 "당장 우리나라 결혼 사회를 바꿀 수 없겠지만 이런 중간 단계부터 해치우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