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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유역문예론'

'유역문예론'의 근간이 되는 '유역(流域)' 개념은 '근대'와 '전통'을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 짓고 후자를 열등한 것으로 규정하는 서구 근대 이성중심주의의 이분법적 구획에 반대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솔출판사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유역문예론'의 근간이 되는 '유역(流域)' 개념은 '근대'와 '전통'을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 짓고 후자를 열등한 것으로 규정하는 서구 근대 이성중심주의의 이분법적 구획에 반대한다. 


이러한 탈-이성중심주의적 실천은 기존에 열등한 것으로 폄하되었던 주변부 '전통'을 새롭게 규명하고 '근대'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전통'과 '근대' 모두를 '유역'이라는 열린 네트워크의 장 위에서 평등하게 교류가 가능한 결절점들로 사유한다는 점에서 서구 이성중심주의의 이분법적 구획을 되풀이하지 않고 극복하는 기획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1부에서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유역'은 "공동의 지리·역사·생활·언어 등 고유한 문화공동체적 전통을 가진 주민들 혹은 국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뜻하고 동시에 이들 간의 '교류'와 '연대'를 추구하는 유동적이고 포괄적인"(46쪽) 전 지구적 차원의 개념이다. 


저자는 제국주의의 피침을 받은 피식민 민족이나 국가의 문학을 규명하는 데 있어 서구의 '세계문학'과는 다른 관점의 보편적 문학성 개념을 새로이 설정해야 할 필요성을 설파하며 '세계문학'의 대안적 개념으로 문학에서 문화까지를 포괄하여 그 외연을 확장한 '유역문예'를 제시한다.


'유역문예론'은 "특수성과 보편성, 유역성과 세계성 간의 변증법적인 상호 관계를 대전제로 삼"아 각자 "자기가 선 자리에서 주체성의 뿌리를 찾"(52쪽)으려는 실천의 과정 속에서 가능해진다. 동학과 단군신화, 샤머니즘, 귀신론 등이 소환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즉, 저자는 우리 고유의 '유역문예'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 "한민족의 근원 정신 또는 집단무의식의 원형"(62쪽)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전통 이론과 사상을 문예이론에 맞게 재맥락화한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유역'의 문예를 분석하기에 가장 적합한 '현실적인 이론'의 가능성을 한국의 전통에서 발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