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 / YouTube '황교익TV'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얼마 전 떡볶이의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당시 황씨는 떡볶이를 이제 떡볶이라 부르지 말고 '가래떡이 들어간 고추장 찌개'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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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전해 들은 시민들은 "황당하다, 떡볶이에 원한 있나"라고 반응했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음식 이름 바꾸기로 재미를 본 황씨가 이번에는 쌀빵의 이름을 바꾸자는 제안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일 황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쌀가루 100% 빵은 밀가루 빵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구운 떡'이라고 해야 적절하다"라는 주장이 담긴 글을 게재했다.
황씨는 "정부가 쌀가루 품종을 적극적으로 밀면서 '쌀가루만으로 빵이 된다'는 과장된 정보가 떠돌고 있다"라며 "쌀을 가루 내어서 빵을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맛이다. 쌀가루 100% 빵은 밀가루 빵과 전혀 다른 맛을 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구운 떡'이라고 해야 적절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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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는 '빵'은 밀가루 반죽을 부풀려 굽는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밀가루에 글루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데, 쌀에는 글루텐이 없기 때문에 빵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스텔라는 그런 거 안 넣고 된다고 자랑하는 모양인데, 카스텔라는 빵이 아니다. 케이크이다"라며 "비스킷도 글루텐 활성화가 없다. 쌀가루로 케이크나 비스킷을 만들고, 밀가루로 만든 것과 비슷한 맛을 낼 수는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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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빵과 케이크, 비스킷의 분별은 필요하다는 점도 부연했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농촌진흥청이 내놓은 가루용 품종 쌀로 만드는 빵의 '농진청 표준 제조법'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쌀가루로 만든 빵이 밀가루로 만든 빵과 비슷한 맛을 내려면 '쌀가루 30% + 강력분(+활성글루텐) 70%'의 배합이 필요하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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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이 있는 쌀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쌀가루가 밀가루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게 그의 견해였다.
황씨는 현 정부가 '쌀가루 빵'을 적극 밀고 있다는 점을 짚은 뒤, "쌀가루가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품종이 되려면 지금의 정책 발상으로는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쌀가루가 '밀 대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단독자'가 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라며 "한 30년은 걸리는 마케팅인데, 한국 정부가 이때까지 한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을 보면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켓컬리
한편 尹 정부는 쌀가루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재배 품종을 전환해 지난해 25㏊(생산량 119t)에 불과했던 분질미 재배면적을 2027년 4만2000㏊까지 확대하고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약 20만t)를 쌀가루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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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농림부 장관도 이에 힘을 붙여주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 4월 14일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쌀값 하락은)기본적으로 쌀에 대해 수요를 확장하는 쪽으로 (정책을) 해야 한다"라며 "밀가루보다 훌륭한 쌀가루를 가공해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근본적으로 쌀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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