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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복구 상황이 재난?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카카오톡 메시지, 카카오T, 카카오내비 주요 기능의 이용에 불편이 없습니다. 메일 검색 등 복구 중입니다. 상세 내용은 카카오톡 상단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17일 오전 9시 1분 국민들이 받은 재난 문자 속 내용이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MS를 사용해 대국민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문자 앞에는 [과기정통부]라고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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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난 문자는 통상적으로 국민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피해가 예상되면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일 목적으로 발송된다.
카카오는 민간 영역으로 질병이나 자연재해 상황이 아니다. 다만 정부는 의사소통과 금융·교통·여가 등 이상 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난 문자와 함께 SK C&C 데이터센터 복구 상황에 관련한 내용의 보도자료도 배포됐다.
보도자료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데이터센터 전원 복구가 95%로 집계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카카오 주요 13개 서비스 가운데 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 등 4개 서비스의 정상화가 이루어졌고, 카카오톡 이미지·동영상·파일 전송 기능은 일부 속도 저하가 있지만 복구됐다고 안내했다.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중인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정부, 카카오 대란 엄중 인식...윤 대통령 "국민 겪는 불편과 피해 무겁게 느껴"
과기정통부가 카카오와 관련해 재난 문자까지 보낸 것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다음 날이었던 지난 16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서면 브리핑을 통해 "카카오, 네이버 등 디지털 부가서비스 중단으로 우리 국민이 겪고 있는 불편과 피해를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 등이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캡처
윤 대통령은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 및 조치 등 제도 마련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 차원의 대응 강화를 위해 과기부 실장 중심인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해 지휘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미 15일 이종호 과기부장관에 신속한 대응을 지시했으나 16일 장관 주재의 현장 회의를 추가로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 복구 위한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 점검회의'하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뉴스1
정부 기관의 재난 문자인데...띄어쓰기, 맞춤법 엉망
이번 재난 문자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띄어쓰기를 비롯해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어색한 표현이 많다며 정부 공식 메시지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없으십니다'라는 표현을 두고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과기부가 카카오톡 산하 기관이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민간 기업인 카카오가 일으킨 오류를 정부 차원에서 재난 문자를 통해 안내한 것은 물론 불필요한 존대어까지 사용했다는 것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국민 불편을 최대한 줄이자는 논의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협조를 요청해 국민들에게 가장 빨리 전달되는 수단인 재난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카카오 등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