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0대 남성의 극단적 선택 크게 늘어..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통계청에서 암울한 수준의 자살률 수치가 발표됐다. OECD 평균 자살률의 두 배가 넘는 세계 최악의 자살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심각한 건 10대, 20대, 30대의 젊은 층의 자살률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대 남성의 자살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20대는 총 157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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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남성은 955명이었다. 20대 여성은 624명으로 남성의 0.65% 수준이었다.
물론 성별만으로 자살률을 살펴보는 건 무리가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의 자살률이 남성의 자살률보다 낮게 나타난다.
자살 시도율을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남성의 자살률이 더 높은 이유는 남성이 더 사망 확률이 높은 자살 방법을 택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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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20대 남성의 자살률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직전 해와 비교했을 때 그 증가 폭이 크다.
20대 전반과 후반으로 구분해서 보면 20~24세 남성은 지난해보다 10만 명당 자살률이 1.9명 늘어 9.6%가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0.4명이 줄어들어 2.1%가 감소했다.
20~24세 남녀의 자살률은 각각 21.7명, 18.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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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해 25~29세 남녀의 자살률은 각각 32.0명, 20.2명이었다. 20대 남성의 자살률 32.0명은 한국 전체 자살률 26.0명보다 높은 수치다.
25~29세 남성의 경우 직전 해보다 10만 명당 자살률은 4.5명 늘어 16.4%가 증가했다. 같은 연령대 여성의 자살률이 0.8명(4.1%) 증가한 것과 비교해 4배 더 빠르게 증가한 셈이다.
청년이 실신한 사회는 미래가 없다. 다른 세대보다 청년의 자살률에 사회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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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청년의 자살률 증가...여성에 비해 남성에 대한 관심 적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대 청년 자살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20대 사망원인 중 절반이 극단적 선택'이라는 암울한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그러나 남녀를 나누면 청년의 극단적 선택을 바라보는 시선에 온도 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포털에 '20대 여성 자살률'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기사와 논문들이 쏟아진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여성의 자살률이 급등하면서 사회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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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대 남성의 자살과 관련한 자료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일각에서는 "20대 청년이야말로 나라의 미래 아닌가?", "이걸 안 다룬다고?", "응, 정부와 언론은 관심 없어"라며 젊은 남성의 비극이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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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3년간 사회·경제 어려움 지속돼...20대 남녀 향한 세밀한 관심 필요
코로나 장기화로 따른 경제·사회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2~3년간은 자살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자살률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다. 청년 자살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사회가 그만큼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걸 의미한다.
청년들에게 너무나도 살기 힘든 사회, 청년들에 대한 지원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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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20대 남성들의 사회적 타살을 단순한 극단적 선택으로 덮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남성 자살률의 급격한 증가는 50대 중년 남성, 20대 여성의 자살률과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20대 남녀가 처한 상황과 이에 대한 세밀한 분석, 그리고 관심이 필요한 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