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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비행하고 정년퇴임 기내방송서 눈물 쏟은 한국 최고령 승무원

39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임한 대한항공 승무원의 마지막 근무 영상이 감동을 선사했다.

인사이트Instagram 'park_kyung_jin'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39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임한 대한항공 승무원의 마지막 근무 영상이 화제가 됐다.


최근 SNS에는 정년퇴임하는 승무원의 마지막 기내방송 영상이 올라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영상에서 비행 중인 한 승무원은 기내방송을 통해 퇴임 인사를 전했다. 그는 "39년간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했었고, 이 비행을 마지막으로 승무원직을 내려놓게 됩니다. 제가 이 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승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뒤 승객 한 명 한 명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기내방송 도중 그는 눈물이 흐르는 듯 잠시간 말을 멈추기도 했다. 이에 승객들 역시 감동한 듯 손을 높이 들어 올려 박수를 보냈다.


영상의 주인공은 지난 3월 31일 정년퇴임한 박경진(만 60세) 전 대한항공 승무원이다.


박씨는 1983년 2월 28일 입사해 약 39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임했으며, 2022년 수석 사무장급 최고령 정년퇴임자다.


39년간 근무한 비행시간을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를 약 745바퀴 돌았다. 유니폼은 그 사이 여러 번 바뀌었다.


인사이트Instagram 'park_kyung_jin'


마지막 비행 날에는 수많은 후배와 지인들이 마중 나와 그의 마지막 근무를 진심으로 축하해 줬다.


SNS에 올린 은퇴 영상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는 박씨는 "컴플레인을 받거나 진급이 밀리는 등 어려운 때도 많았지만 견딜 수 있었던 건 승무원이 청소년 시절 가졌던 꿈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살면서 자기 꿈을 이룬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내가 그 직업을 하고 있는데 힘들고 어렵다고 해서 사표 쓰고 나오면 꿈을 포기하는 사람인 거 같았다. 승무직이 천직 같았다. 정말로 승무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39년 마지막 비행을 국내선으로 도착하는 걸로 했다. 공항 환송식에 150명이 왔다. 마지막 비행을 일부러 돈을 내고 탄 후배가 있다. 말없이 타서 나에 대한 짧은 쪽지를 써서 승객들에게 나눠줬다"라며 기내에서의 일화를 전해 감동을 더했다.


인사이트Instagram 'park_kyung_jin'



"현재 퇴임한 지 5개월 정도 됐지만 아직도 비행기 날아가는 것만 봐도 다시 비행을 하고 싶어요"


이제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젊은 승무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냔 질문에 박씨는 "전 비행기를 떠났지만, 현장에서 보여줬던 것들을 후배들이 배워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은퇴 후 박씨는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박씨는 "모델의 꿈은 없었지만 코로나19로 잠시 쉬는 동안 시니어 모델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대회 수상도 했다"라며 인생의 2막을 시작한 근황을 전했다.


최고령 승무원에서 시니어 모델로 인생의 2막을 시작한 그녀에게 응원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사진 제공 = 박경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