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지난 20일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라는 문장을 사과의 뜻으로 보지 않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사람들이 화를 낸 해프닝이 있었다.
2020년에는 사흘을 4일이라고 오해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문해력 관련 해프닝은 잊을만 하면 나오는 이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송 보다가 오타 발견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과거 JTBC가 보도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있었다. 캡처 사진에는 "여전히 '불콰한' 대학 축제"라는 제목을 가진 보도 장면이 담겨 있었다. 글쓴이 A씨는 '불콰한'을 언급하며 '불쾌한'을 잘못 썼다며 오타라고 지적했다.
A씨는 '불콰한'을 두고 "'불쾌한'을 잘못 쓴 거 같은데 방송도 실수하는구나"라고 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맞네, '불콰한'이 뭐냐?", "듣도, 보도 못한 말이네 ㅋㅋ"이라며 맞장구쳤다.
네이버 국어사전 캡처
그런데 일부 누리꾼이 "아니다. '불콰한'은 오타가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봐라"라고 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살펴보면 '불콰한'은 '얼굴빛이 술기운을 띠거나 혈기가 좋아 불그레하다'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다. 사전적 의미를 보도 장면에 대입하면, 맥락상 들어맞는 단어임을 알 수 있다.
보도 주제가 대학 캠퍼스 내에서 주류 판매가 허용되지 않음에도 대학 축제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얼굴에 술기운이 도는 걸 문제로 지적했다는 걸 고려하면 오타가 아님은 자명해진다.
소설에 간혹 등장하는 '불콰한'은 우리나라의 옛말이다.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보니 '불콰한'은 다소 생소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몇몇 누리꾼들은 우리나라의 옛말을 모르고 대뜸 오타라고만 하는 건 요즘 젊은 세대의 문해력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 캡처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조사'통계에 따르면 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을 포함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19~29세가 21.9%에 달했다.
적은 독서량이 문해력 해프닝에 영향을 준 것이다.
상대방과 '머쓱' 한순간이 오지 않으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겠다. '머쓱'은 '어색하고 열없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