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서울대학교, 이제 문·이과 구분 없이 신입생 뽑는 '통합 선발' 추진한다

인사이트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서울대가 신입생을 뽑는 기준을 변경한다. 기존의 학과별로 정원을 정해 신입생을 뽑는 모집단위를 없애고 학과 구분 없이 신입생을 뽑는 '통합 선발'을 추진한다.


그러면서 특정 학과에 지원하려면 별도의 과목을 치러야 하는 문·이과별 지원자격 구분도 폐지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통해 '융합형 인재'로 졸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달 이 같은 방안을 '서울대 2022~2040 중장기 발전 계획'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보고서를 통해 서울대는 '전공·학과·단과대 간 장벽 없애기'를 7개 중점 추진 과제 중 첫 번째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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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이런 파격 실험을 추진하는 것은 산업화 시대부터 지켜온 전공 구분이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급변하는 사회와 인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전공과 직업의 불일치가 심하다"며 "대학 전공의 학생 구성비가 사회의 수요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복잡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인재가 양성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직된 전공 구분을 없애기 위해 입시 제도에도 변화를 준다.


인문대·사회과학대 등 문과계열 학과에 지원하려면 제2외국어나 한문 시험을 반드시 봐야 하고, 자연대·공대 등 이공계 학과에 지원하려면 과학탐구를 치러야 하는 구분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학 사회 개혁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서울대가 선두로 나선다면 다른 대학들도 서울대를 벤치마킹해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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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학과 구분 없이 학생을 뽑게 되는 것에 대해 특정 학문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기본 소양이 부족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대 공대의 모 교수는 "모집단위를 폐지하면서 문·이과별 지원 자격까지 없앤다면 입학시험이 전체적으로 쉬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예를 들어 통계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수리 능력, 영문학에 필요한 텍스트 해석 능력 등을 따져서 선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