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작업하는 동작구청 직원들과 새마을지도자들 /  뉴스1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동작구청장이 상도동 반지하 유가족들에게 위로 대신 "하루 7만 원씩 줄 테니 모텔을 잡으라"고 발언했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에 살던 오지영(52) 씨는 집이 침수되자 같이 살던 어머니를 대피시킨 후 반려묘를 구하러 다시 들어갔다가 탈출하지 못하고 숨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유족들은 오후 발인을 마치고 상도동으로 돌아왔을 때 수해 현장을 돌고 있던 박일하 동작구청장과 마주쳤다.

故 오 씨의 둘째 동생 오유남(48) 씨는 자신이 유족임을 밝혔지만 박 구청장은 뚜렷한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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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남 씨는 "지자체 차원의 조문도, 위로도 없었다"고 말하면서 "구청장을 우연히 만났는데 '(주민센터) 3층 대피소에서 지내든, 하루 7만 원씩 줄 테니 모텔을 잡든 하라' 했다"고 설명했다.

故 오 씨의 첫째 동생 오유경 씨(50) 또한 "빈소를 지키는 중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가 와 '집 안에 물 뺀다면서 양수기 언제 가져가냐'는 말만 반복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故 오 씨의 집은 물은 빠졌지만 생필품 등 물건들은 여전히 사방에 널려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오유경 씨는 "동 주민센터는 12일 유족들이 방문했을 때 관할 지역에서 폭우로 사람이 사망한 것조차 몰랐다"면서 "관할 지자체로부터 어떤 지원책도 공식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9일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이에 박 구청장은 "유족들에게 거처가 정해지지 않았을 경우 일단 있을 만한 곳을 알려준 것"이라면서 "3~6개월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임시 거처를 약 90개 확보했으니 조만간 수요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족들은 같은 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장애인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 상황과) 너무 차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악구 사건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살아남은 노모를 위한 임대주택 마련을 지시하고, 관계 부처가 빠르게 움직여 유가족의 거처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