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침수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막힌 배수로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 수도권에는 5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배수로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에 배수구 곳곳이 담배꽁초 등으로 막혀 있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침수 피해가 커진 이유'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7월 JTBC에서 전한 '빗물 못 받는 빗물받이' 보도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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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비가 올 때 하수구로 연결되는 빗물받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도로에 무심코 버린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이 그 원인이었다.
빗물받이가 장마철 쏟아진 폭우에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주변 상인들이 빗물받이에서 하수구 냄새가 올라오고 시민들이 빗물받이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이유로 아예 막은 곳도 있었다.
막아놓지 않은 빗물받이는 대부분 담배꽁초와 담뱃갑 등 쓰레기가 쌓여있어 빗물받이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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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빗물받이의 3분의 2가 막혔을 때 침수되는 높이는 덮개가 없을 때의 2배를 넘어섰다. 완전히 막혀 있을 땐 약 6배 더 높았다.
이번 폭우 때 강남역에서 빗물받이에 모여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정리하는 시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 작성자는 "오늘(9일) 운동하고 집에 가려고 나왔는데 밖을 보니 갑자기 물바다가 됐다"며 "한 시간도 안 되는 새 근처 상가까지 물에 잠기는 등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한 중년 남성이 직접 배수로의 쓰레기를 치웠다. 작성자는 중년 남성이 배수로 쓰레기를 치운 뒤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도 금방 내려갔다. 슈퍼맨이 따로 없다"며 감사를 표했다.
지난 8일 침수된 강남역 교대 방향 도로 / 뉴스1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와 담배꽁초로 배수로가 막히면 장마철 집중호우가 큰 침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 주변 배수구를 스스로 정비하는 것만으로도 침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중부 지방에 집중된 이번 폭우로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500명을 넘어섰고 주택과 상가 2,600여 동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등 중북부 지방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충정 지방은 모레까지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내일(11일)부터는 다시 서울 등 중북부 지방에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된 만큼 추가적인 비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