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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유적 복원한다면서 '세계 최대 고인돌' 갈아엎었다

경남 김해시가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 복원에 나서던 중 유적지 일부를 들춰내는 참사를 벌였다.

인사이트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 / 김해시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경남 김해시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구산동 고인돌(지석묘, 경남도기념물 제280호) 복원에 나서는 중 유적지 일부를 갈아엎는 참사를 겪었다.


특히 해당 고인돌은 고대 김수로왕의 가락국 창건 신화와도 관련된 유적으로 알려져 고고학계에서는 한탄스러운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5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부터 문화재정비 업체를 동원해 구산동 지석묘 정비·복원 작업을 벌였다.


이 가운데 지난 5월~6월 상석(고인돌) 아랫부분의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비롯한 묘역의 기단석(기초로 쌓는 돌) 일체를 들어내는 일을 겪었다. 이중 기단석은 해당 고인돌이 세워진 시기인 약 2000년 전으로 같이 축조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인사이트김해시와 시공사 관계자들이 기단석 등이 훼손된 구산동 지석묘 일대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8일 문화재위원회 매장·사적 분과 위원들이 구산동 지석묘 지정을 위한 예비 조사 차 현장을 찾았다가 무단 훼손 사실을 목격하고 문화재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특히 기단석을 들어내는 작업을 할 당시에는 현장에 고고학 전문가가 입회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유적 일부 구역의 경우 박석 등의 석재를 걷어낸 기반 흙층 위에 육중한 굴착기 3대를 배치해 가동하면서 전문가 입회 없이 배수펌프 설치 공사를 강행한 것도 드러났다.


이에 시는 2일 복원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문화재청 또한 5일 문화재위원회 매장·사적분과 위원들을 급파해 현장조사를 통한 훼손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인사이트지석묘(경상남도 기념물 제280호) / 김해시


하지만 문제는 굴착기 등 중장비로 기단석을 걷어내면서 고인돌 아래의 유적들도 함께 훼손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고고학자들은 지석묘가 어떤 방식으로 축조됐는지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 훼손된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문화재위원들은 어쩔 수 없이 돌을 걷어내며 파괴된 묘역 지하의 집자리 등 잔존 유적을 확인하는 응급 발굴조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산동 지석묘는 2007년 구산동 아파트 신축 터에서 우연히 발견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이다. 너비가 19m, 잔존 길이가 86m에 달해 면적 단위로 1652㎡(500여평)에 달한다. 이중 상석의 크기는 역대 최대 크기로 무게만 350t이 넘어 이를 들어 올릴 크레인을 찾지 못해 내부조사를 못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